■갈수록 발언 수위 높여

 

전북지역 찾아 “죽지 않겠다”

전날엔 DJ 빗대 “사법 살인”

‘독주 체제’ 공고하자 자신감

민주당과 발맞춰 강경 태세

전북 민심 청취

전북 민심 청취

이재명(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7일 오전 ‘골목골목 경청투어 국토종주편’ 일정으로 전북 진안읍의 한 인삼가게에 들러 지역 상인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곽성호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사법부를 향한 발언 수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당초 “민생에 집중하겠다”며 자신의 ‘사법 리스크’에 대한 언급을 자제하다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 검토 등 당의 강경 대응에 발맞춰 사법부를 직접 겨냥하고 있다.

이 후보는 7일 오전 ‘골목골목 경청투어’ 일환으로 전북 진안군을 방문, 지역 주민들을 만난 자리에서 “정적을 어떻게 죽여볼까, 내 가족 친구들 범죄를 어떻게 덮어볼까 하다 생각해낸 게 비상계엄 내란”이라며 “이제 그런 거 안 하는, 진짜 국민이 주인인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이다. 담벼락에 악이라도 질러라’라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발언을 소개하며 “죽지 않고 죽을 힘을 다해 반드시 새로운 나라를 만들겠다”고 했다.

전북 임실군에 방문해서는 “(정치인이) 국민이 맡긴 일을 제대로 하기는커녕 국민이 맡긴 총칼로 죽이겠다고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후보는 전날(6일)에도 사법부를 ‘거대 기득권’으로 규정하며 사법부가 자신을 향해 ‘사법 살인’을 저지르고 있다고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자신의 공직선거법 사건에 대한 대법원 및 파기환송 재판부의 신속한 재판 절차 진행에 대해 ‘3차 내란 시도’라고도 표현했다. 이 후보는 “난데없이 대한민국 거대 기득권과 싸우고 있다(SNS 메시지)”며 “2차, 3차 내란 그 자체도 국민의 위대한 손길에 의해 진압될 것”이라고 밝혔다. “조봉암도 사법살인 당했고, 김대중 전 대통령도 내란음모죄로 사형을 선고받았다”며 “(칼 맞고) 1㎜ 차이로 살았는데, (이번에) 법률적으로 죽이려면 죽일 수도 있다”고도 했다.

이는 그동안 당의 사법 리스크 대응에 대해 “제가 관계된 문제라 당의 판단을 존중하겠다(4일)” “당의 판단을 존중하겠다(5일)”고 밝힌 것에 비해 한층 거칠어진 반응이다. 2일 당의 최상목 전 부총리 탄핵 추진에 대해서는 “선대위와 원내지도부에서 하는 일” “저는 민생과 현장에 집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후보의 이런 태도 변화는 대법원 선고 이후 진행된 여론조사에서 여전히 ‘독주 체제’가 확인된 데 따른 자신감으로 풀이된다. 한 캠프 관계자는 “사법부의 과도한 정치개입은 타당하지 않다는 여론이 반영된 것 아니겠냐”며 “당의 강경 대응에 따른 유불리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전북·충남 지역을 돌며 유권자를 만나는 ‘골목골목 경청투어 국토종주편’ 일정을 사흘째 이어갔다. 진안군 새참거리에서는 “6월 3일 (경제가) 바닥을 찍고 정상으로 나아갈 것”이라며 “여러분 손으로 새 세상을 시작해 달라”고 호소했다. 핵심 공약인 지역화폐 활성화와 기본소득, 전북 지역 공약인 재생에너지 확대 등도 강조했다. 오후에는 전북 전주 한옥마을에서 ‘K-콘텐츠 산업진흥 간담회’를 연다. 영화 ‘국제시장’ 등을 연출한 윤제균 감독과 드라마 ‘더 글로리’의 김은숙 작가, ‘나의 아저씨’의 박해영 작가 등이 참석한다.

윤정아 기자, 이현욱 기자
윤정아
이현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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