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파기환송 뒤 자신감도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와의 단일화에 가장 적극적이었던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선거 후보가 단일화에 소극적인 입장으로 돌아서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7일 “‘김덕수’(김문수+한덕수) 운운할 땐 언제고, 황당하다”는 입장이지만, 김 후보 측은 “당 대선 후보로서 기본적인 존중을 받지 못했다”며 격앙돼 있다.

국민의힘 경선 기간 단일화에 적극적이었던 김 후보는 지난 1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대법원 판결 이후 미묘하게 달라졌다. 김 후보는 판결 직후 천안에서 기자들과 만나 자신은 (단일화) 불쏘시개가 아니라는 취지로 말했고, 지난 3일 대선 후보에 선출됐을 때도 단일화에 유보적 태도를 취했다.

김 후보 측은 이 후보의 사법리스크가 재점화되면서 당초 열세였던 대선 구도가 해볼 만한 싸움으로 바뀌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 후보를 상대로 자신의 경쟁력이 한 후보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가운데, 자신이 국민의힘의 공식 대선 후보라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캠프 내 강성인 차명진 전 의원은 이날 SNS에 “여론조사로 단일화해봐야 시너지 효과는 제로”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당초 김 후보를 당의 대선 후보로 존중하지 않아 감정의 골이 깊어졌다는 주장도 나온다. 김 후보 캠프 관계자는 “국민의힘 후보 중심이 아니라 현재 무소속인 한덕수 후보 중심인 희한한 단일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후보와의 단일화를 두고 캠프도 두 쪽으로 나뉜 가운데, 후보 선출 뒤 단일화에 적극적이었던 장동혁·박수영·엄태영 등 현역 의원들보다 단일화에 부정적이었던 김재원 후보 비서실장과 차 전 의원 등의 발언권이 세진 것도 김 후보의 또 다른 변화 요인으로 꼽힌다.

이정우 기자
이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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