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합니다 - ‘우리 어머니’ 展을 보고

세상살이가 편해졌지만 우리에게 필요한 ‘사랑’은 갈수록 사라지고 있는 것 같다. 개인주의와 이기주의가 만연하고 타인에 대한 존중과 이해, 희생과 배려가 줄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삭막한 세상에 진정한 사랑과 희망을 선사하는 전시회를 만났다. 바로 ‘우리 어머니’ 글과 사진전(어머니전)이다. 다양한 사람들의 애틋한 사연이 담긴 글과 사진, 소장품 등을 통해 가족을 향한 어머니의 깊은 사랑, 진한 희생과 마주하며 삶의 위로와 희망을 얻는 전시다.
주최 측은 누구나 편안하게 다녀갈 수 있도록 관람료를 받지 않는다. 12년간 서울, 인천, 대전 등에서 전시를 해서 93만 명이 관람했다고 한다. 자세한 일정은 홈페이지(ourmothe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사실 결혼 전 내 삶의 중심은 ‘나’였다. 당시 직장을 다니던 나는 지인의 권유로 어머니전을 관람하고, ‘자녀를 위해 모든 것을 아낌없이 내어주는 어머니의 희생은 대체 어떤 것일까’ 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 시간이 흘러 나는 엄마가 되었다. 육아에 지쳐 힐링이 필요하던 시기에 집과 가까운 곳에서 전시회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다시 관람하러 갔다.
엄마가 되고 나서 보게 된 전시회는 나에게 새로운 감동을 안겨주었다. 전시장에는 내가 세상에 태어나 처음 만난 사랑이자, 나를 위해 평생 희생하면서도 늘 미소로 보듬어준 어머니의 삶이 담겨 있었다. 머리에 보따리를 이고 등에는 어린 아들을 업은 채 두 딸과 함께 걸어가는 어머니, 아궁이 안의 뜨거운 불길과 매캐한 연기를 견디면서도 가족의 끼니를 준비하는 어머니…. 모두 내 어머니의 이야기와 다를 바 없었다. 낡은 바가지, 손뜨개 옷, 재봉틀, 반짇고리 같은 손때 묻은 소품에는 “괜찮다” “힘내라” “할 수 있다” 하는 어머니의 응원이 담겨 있었다.
특히 ‘소녀에서 여자 그리고 마지막으로 어머니로 개명을 했다’는 짧은 문구가 마음을 울렸다. 그동안 나는 엄마의 무조건적인 사랑과 희생을 당연한 것처럼 받으며 자라왔는데, ‘엄마도 꿈 많은 소녀 시절이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만감이 교차했다. ‘어머니에게 사랑받고 싶고 응석 부리고 싶은 건 어른이 되어도 마찬가지일 텐데, 그렇다면 엄마도 할머니에게 같은 마음일까?’ 하는 생각이 드니 코끝이 찡했다. 동시에 나를 위해 무조건적인 사랑을 주셨던 엄마의 사랑이 가슴 깊이 새겨졌다. 부모가 되어야 부모님의 마음을 알게 된다는 말이 맞았다. 전시회를 통해 나에게 엄마가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감사한지, 엄마의 소중함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관람객 중에는 자신의 어머니를 떠올리며 눈물을 닦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중고등학생도, 20대 청년이나 연세 지긋한 어르신도 같은 마음인 것 같았다. 어머니전은 TV, 신문 같은 언론매체에도 많이 소개됐다. 각계 전문가들이 관람하고 나서 감동을 받아 가족과 지인, 동료 또는 제자들과 다시 방문하기도 하고, 언어와 문화가 다른 외국인들도 줄지어 관람한다고 한다. 주최 측에서 영어, 스페인어, 중국어, 일본어 등 15개 언어로 된 작품집을 배치하고 친절하게 설명까지 해준 것이 큰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자녀에게 이타적인 사랑을 할 수밖에 없는, 언제나 자식에게 약자가 되는 게 엄마인 것 같다. 나도 ‘엄마’라는 이름을 갖고 살아가고 있다. 대물림 되어 내려오는 이타적인 어머니 사랑을 몸과 마음에 체득했고, 나 역시 내 아이를 사랑하면서 행복을 느낀다. 필자처럼 많은 분들이 전시회를 통해 자신이 얼마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소중한 존재인지 느끼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 언제나 든든한 내 편이 되어주고 나를 위해 기도해주는 어머니의 사랑을 통해 많은 분들이 마음에 위안과 희망을 얻기를 바란다.
홍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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