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진들 한목소리 비판

 

지도부 ‘단일화’ 선거전략 올인

金에 사실상 후보교체 수준 압박

윤상현 “당 존립 위태로워질것”

나경원 “우리끼리 싸울때 아냐”

언성 높이는 권성동 

언성 높이는 권성동 

권성동(오른쪽)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김문수 대선 후보 기자회견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곽성호 기자

국민의힘이 대통령 선거 후보 단일화를 두고 내홍에 휩싸이면서 단일화가 성사되더라도 시너지는커녕 갈등의 골만 더 깊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의 선거 전략은 단일화가 사실상 유일한 상황이고, 법적 분쟁으로 이어질 수도 있어 본선을 시작하기도 전에 힘이 빠지는 모양새다.

5선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8일 오전 페이스북에 “당 지도부의 강제적 단일화는 절차의 정당성 원칙과 당내 민주주의를 무너뜨릴 수 있다”며 “이렇게 가면 당이 끊임없는 법적 공방의 나락으로 떨어져 당의 존립 자체가 위태로워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마디로 이기는 단일화가 아니라 지는 단일화가 될 가능성이 크다”며 “이런 단일화는 감동도 없고 시너지도 없다”고 밝혔다.

나경원 의원도 이날 통화에서 “지금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싸워야지 우리끼리 싸울 때가 아니다”라며 “김문수 후보를 선출한 것으로 우리의 역할은 끝났고 단일화는 김 후보 손에 달린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도부는 대통령 후보자 선출 관련 ‘상당한 이유’가 있을 때는 대통령후보자선거관리위원회 심의와 비상대책위원회 의결로 후보 교체를 결정할 수 있다는 당헌 제74조의 2를 들어 단일화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전날 당원 설문조사에서 단일화 찬성 여론이 압도적으로 나온 수치가 ‘상당한 이유’라는 해석이다.

하지만 당 중진 의원들은 이 같은 해석을 근거로 한 당 주도의 단일화 추진은 당헌·당규 위배라며 법적 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은 전날 의원총회에서 “김 후보가 가처분 신청을 내 대선 후보 등록 이후 인용이 되면 우리 당은 후보 없이 대선을 치르게 되는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 있다”며 “보수 정당으로서 적법한 절차를 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고 한다. 주 부의장 외에 율사 출신 의원 여럿이 위험성을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우여 전 선거관리위원장은 전당대회를 통해 김 후보가 선출된 이후 직을 내려놨다.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와의 단일화를 위한 선거 관리를 사실상 거부한 것이다. 황 전 위원장은 이날 통화에서 “후보가 선출됐는데 계속 선관위를 가동하는 것은 당헌·당규상 법적 논쟁으로 들어갈 수 있다”며 “당은 사유물이 아니라 헌법기관으로 당헌·당규는 신중히 해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 측은 당 지도부가 한 예비후보로 단일화될 경우를 대비해 전당대회를 소집하자 개최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만약 김 후보의 의사에 반해 한 예비후보로 단일화할 경우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추가로 낼 가능성이 제기된다. 중진 의원들의 반대에도 지도부는 의총 직후 김 후보와 한 예비후보의 단일화 로드맵을 발표하고 권성동 원내대표는 김미애 의원 등과 단일화를 촉구하는 단식 농성에 들어갔다.

이은지 기자, 정지형 기자
이은지
정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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