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반발에도… 국힘 지도부 “11일까지 단일화” 강행

국민의힘이 8일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 간의 단일화 일정을 강행한다. 당 지도부는 김 후보의 거센 반발을 묵살하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대선 후보 등록을 마감하는 오는 11일까지 단일화 절차를 마치겠다는 방침이다. 한 후보가 최종 후보로 뽑히더라도 ‘기호 2번’을 달고 대선을 치를 수 있는 시점에 단일화 일정을 맞춰야 한다는 명분이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오늘부터 당 주도의 단일화 과정이 시작된다”고 밝혔다. 이날 예정된 오후 6시 김·한 후보 간 양자 토론회는 김 후보 불참 의사로 취소됐다. 다만 오후 7시부터 이튿날 오후 4시까지 일반국민 여론조사 및 당원 투표는 진행한다. 여론조사와 당원 투표는 50%씩 반영한다. 국민의힘은 이헌승 전국위원회 의장 명의로 ‘대선 최종후보자 지명’을 안건으로 한 전국위의 11일 소집을 공고했다.

권 비대위원장은 “이 결정에 따른 모든 책임은 제가 지겠다”고 했다. 김 후보 측이 ‘당무우선권’ 등을 근거로 단일화 절차를 주도하겠다는 데 대해서는 “김 후보께서 왜 갑자기 태도를 바꿨는지 많은 분이 의아해한다”고 했다. 김 후보가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당 지도부를 겨냥해 한 후보의 출마 및 최종 후보로서 확정까지 기획이 돼 있었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과 관련해 권 비대위원장은 “대단히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11일 이후 단일화 절차를 밟겠다는 김 후보 입장도 배척했다. 권 비대위원장은 취재진을 만나 “11일까지 단일화를 안 하면 포기하겠다는 사람(한 후보)과 11일부터 단일화 절차를 밟겠다 하는 얘기는 거의 ‘이재명식’”이라고 직격했다. 김 후보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에 견줘 비판한 것이다. 권성동 원내대표도 “알량한 대통령 후보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 회견하는 모습”이라며 김 후보를 공격했다. 권 원내대표는 “지금까지 생각해 왔던 민주화 투사인지 의심이 들었다”며 “정치는 본인의 영달을 위해 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비난했다. 그는 “단일화는 당을 지켜온 수많은 동지의 간절한 염원이자 자유진영이 다시 하나 되길 바라는 국민의 준엄한 명령”이라고 강조했다.

전날(7일) 국민의힘이 당원 대상으로 단일화 찬반 여론조사를 한 결과, 82.82%(21만2477명)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서종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