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과 전쟁을 벌이고 있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국제 여론을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바꾸기 위해 민간인들을 ‘인간 방패’로 활용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병원, 학교 등 각종 민간 시설을 무기저장고, 로켓 발사대, 지휘통제소, 대원 은신처와 같은 군사 시설로 사용하고, 이 같은 시설에 대한 이스라엘군 공격으로 발생한 민간인 피해 수치를 앞세워 이스라엘군에 비난의 화살을 돌리려 한다는 것이다. 또 유엔 등 각종 국제기구와 시민단체가 이스라엘군이 민간인을 상대로 ‘인종청소’를 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막상 하마스의 인간 방패 작전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있다는 지적도 함께 나왔다.
영국 국제관계 싱크탱크인 헨리 잭슨 소사이어티(Henry Jackson Society) 산하 신(新) 중동센터는 지난달 발간한 ‘가자지구 내 하마스의 인간 방패 전략’이라는 제하의 보고서에서 실제 가자지구에서 수집된 사진·영상 증거 등을 분석해 이 같은 비판을 제기했다. 보고서는 하마스가 인간 방패 전략을 사용하는 방식으로 △부비트랩 △민간 시설에 무기 저장소 설치 △민간 시설에 로켓 발사대 설치 △학교·병원에 군 시설 설치 △하마스 대원들의 민간인 옷차림 착용 등을 꼽았다. 우선 보고서는 하마스가 가자지구에 위치한 수천 개의 민간 빌딩에 이스라엘군을 겨냥한 ‘부비트랩’을 설치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군의 공중 폭격이 이러한 부비트랩을 제거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었다고 설명했다. 또 보고서는 하마스가 주거용 아파트, 모스크, 학교 등을 무기 저장고로 사용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심지어는 어린 아이들의 침대 밑부분에다가 각종 무기를 장기적으로 보관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보고서는 하마스가 이번 전쟁에서 뿐 아니라 지난 20년간 주거용 건물들을 이스라엘을 겨냥한 로켓 발사대로 써왔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이 해당 시설들에서 발사되는 로켓을 방어하기 위해 ‘아이언돔’ 체계를 개발했을 뿐 아니라, 이번 전쟁에서도 이들 시설을 제압하기 위해 가자지구에 지상군을 투입하는 결정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또 보고서는 하마스가 병원, 학교 등의 민간 시설을 군사적 목적으로 활용했다고 밝혔다. 하마스가 지휘통제소, 대원 은신처 등으로 활용한 대표적인 민간 시설로는 가자지구 최대 의료시설인 알시파 병원과 카말 아드완 병원 등이 꼽혔다. 보고서는 이어 하마스 대원들이 의도적으로 군복이 아닌 일상복을 입어 민간인과 전투원 구분을 어렵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서 마주치는 민간인들에 대한 검사 절차 역시 복잡해지고, 민간인을 하마스 전투원으로 오인해 발생하는 사고 역시 늘어났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하마스의 이 같은 인간 방패 전략이 국제법을 위반할 뿐 아니라 가자지구의 무고한 민간인 사상자 숫자까지 늘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의 민간 시설 공격 등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는 유엔 등 국제기구와 시민단체가 하마스의 국제법 위반에는 침묵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가자전쟁 발발 이후부터 현재까지 유엔이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군사작전을 정면 비판하는 보고서를 10건 가량 공개한 데 반해 하마스의 인간 방패 전략은 제대로 비판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가자지구’를 주제로 한 유엔 보고서 367건 중 ‘인간 방패’ 전략이 4번 언급되는 데 그쳤고, 그마저도 이를 ‘이스라엘 측 주장’이라고 표현하는 문장들만 존재한다고 짚었다.
박상훈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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