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시풍경

사진·글 = 곽성호 기자 tray92@munhwa.com
5월의 첫날. 아침부터 우중충하던 하늘을 낮은 구름이 뒤덮기 시작했다. 빠른 속도로 모양을 바꿔가며 바람을 따라 춤을 춘다. 흡사 비 내리는 바다의 파도 모습이다.
이런 형상의 구름을 일부 기상학자는 라틴어 맘마투스(Mammatus)에서 기인한 젖가슴 모양을 닮은 맘마투스구름이라 부르기도 하나, 역의 모양인 사진에 나타나는 형태는 운둘라투스 아스페라투스(Undulatus Asperatus)로 불린다. Undulatus는 물결 또는 파도를 뜻하고, Asperatus는 거칠다는 의미다. 그래서 흔히 거친 물결구름이나 아니면 그 형상의 기괴함에 악마구름으로 불리기도 한다.
#1. 아침노을은 비, 저녁노을은 갬은 흔히 대륙의 동편에 위치한 반도인 우리네가 볼 때의 이야기다. 고기압과 저기압의 접근에 기반한 예측에서 보면, 편서풍의 영향으로 한국 날씨는 주로 서에서 동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근거는 있다. 이를 관천망기(觀天望氣)라 했다.
#2. 관상(觀象) : 조선조 관상감(觀象監)은 천문이나 기상을 관측함으로써 농경사회였던 그 당시 가장 중요했던 일기를 예보해 주던 기능까지도 했다. 가장 필요한 기능을 담당했던 기관 중의 하나였다.
#3. 관상(觀相) : 사람의 생김새를 보고 그 사람의 운명이나 재수 따위를 판단함을 의미한다.
흔히 아는 영화의 관상이다. 영화 속 세조는 관상쟁이에게 묻는다. “내가 왕이 될 상인가?”
#4. 묘(妙)함. 한글로 묘하다라는 것은 ‘이상야릇하고 신기하며 낯설다’는 의미지만, 한자의 묘(妙)는 교묘하다는 의미도 있으나 ‘말할 수 없이 빼어나다’라는 의미도 있다.
뱀의 다리) 그날. 음험한 구름을 보며 묘하다고 느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상(觀相)이 아닌 관상(觀象)을 본 나는 그 주말 밭 갈기를 준비했다. 하루 종일 비가 내렸고, 다음 날은 구름 한 점 없는 전형적인 봄날이었다. 그리고 하루 더 지나서는 밭을 갈기에 충분한 날이었다. 한 해 농사의 시작이었다.
곽성호 기자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