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든 것을 전기화하라

사울 그리피스 지음│전현우·김선교·권효재 옮김│생각의힘

전기를 쓰자. 기후 위기를 막고 더 깨끗한 지구를 얼굴도 모르는 후손들에게 물려주기 위해? 아니다. 조 바이든 미 정부에서 에너지·기후 정책 고문을 지냈으며 실리콘밸리에서 20년 동안 12개의 스타트업을 설립하고 그중 하나인 ‘마카니 파워’를 구글에 매각한 저자는 “효율”과 “발전”을 전기 사용 확대의 이유로 제시한다.

책은 내연기관에 기반한 현재의 사회 시스템을 청정에너지인 전기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것을 ‘전기화’라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연구 논문을 비롯해 다수의 그래프와 수치를 제시하며 청정에너지 전기 발전을 향한 편견을 부순다. 먼저 특정 기술이 에너지를 생산할 때 킬로와트시당 드는 비용을 나타내는 ‘균등화비용’을 제시한다. 이를 근거로 이미 태양광발전과 육상 풍력발전 등이 석탄발전에 비해 압도적으로 적은 비용이 든다며 재생에너지가 효율적이라고 주장한다. 자동차만 비교해봐도 내연기관 발전의 에너지 효율은 20%인 반면 에너지 변환 과정에서 손실이 적은 청정에너지의 효율은 70%에 이른다고 설명한다.

또한 저자는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 한 미국의 경제 상황과 현재를 비교한다. 당시 미국은 심각한 경제 성장 침체를 겪고 있었지만 국가 정책을 대대적으로 변화시킨 뉴딜정책 덕에 폭발적인 경제 성장을 이뤘다고 지적한다. 저자는 안정적 생산이 어려운 청정에너지의 약점이 오히려 경제 발전의 동력이 된다고 말한다. 에너지의 저장과 분배를 위한 그리드 시스템의 확충이 필요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고 이를 통해 경제가 더욱 발전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책의 옮긴이들은 모두 과학기술, 에너지 분야 전문 연구원이다. 이들은 작품의 번역에 그치지 않고 저자의 주장이 한국 사회에 어떻게 적용 가능할지 해제를 더했다. 미래 경제 패권 선점을 위한 과제가 지금 우리 앞에 놓여 있다. 400쪽, 2만3800원.

장상민 기자
장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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