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홍식 ㈔세종대왕기념사업회 회장
오는 15일은 그동안의 다른 해와는 퍽 다르게 설레는 마음으로 맞이하게 될 것 같다. 지난해 11월 국무회의에서 세종대왕 나신 날인 5월 15일이 국가기념일로 지정이 됐기 때문이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한류와 한국 음식 등이 엄청난 영향력을 끼치며 대한민국의 국가 경쟁력이 올라가고 국격이 상승 분위기를 타고 있다는 좋은 소식이 있을 때마다 그 뿌리가 되는 분인 세종대왕님께 감사의 마음이 들곤 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렇게 훌륭하신 분에 대한 국가적·국민적 대접이 너무 소홀하고 부족하다는 아쉬운 마음이 늘 가슴 한구석을 아프게 하곤 했다. 그것은 우리나라를 우리나라답게 만들어 주신 가장 존경받는 인물이건만, 생가 복원도 이뤄지지 않았고, 태어나신 날을 국가기념일로 지정해 달라는 제안이 번번이 좌절돼 왔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한글날이 있는데 왜 탄신일을 기념일로 또 정해야 하는가’ 하는 것과 이미 ‘스승의 날에 세종대왕이 묻혀 계신 여주 영릉에서 숭모제전이 치러지지 않나’, 그리고 ‘이미 5월 15일은 스승의 날로 정해져 있어서 중복 지정하기 어렵다’라는 것이었다.
물론 세종대왕의 여러 업적 중에서 훈민정음 창제가 가장 위대한 업적이기에 한글날을 국경일로 지정하고, 한글 주간을 정해서 많은 행사를 정부 차원에서, 여러 지자체 차원에서, 그리고 많은 사설 단체에서 뜻깊게 시행하고 있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세종대왕님은 국방, 천문과학, 세법 정리, 의학 등 여러 다른 분야에서도 정말로 대단한 일들을 행했을 뿐만 아니라, 그분의 사상에서 너무나도 배울 점이 많이 있기에, 더 특별하게 태어나신 날의 기념일 제정, 생가 복원, 멋진 기념관 조성 등 해야 할 일이 너무 많다. 그 첫 번째 달성 목표가 바로 ‘나신 날 기념일 제정’이었던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존경받는 인물인 세종대왕님의 탄신일이 ‘스승의 날’에 가려 있었고, 온 국민이 기뻐해야 할 생신날 경축 행사 대신 잠들어 계신 여주 영릉(英陵)에서 숭모제전이라는 제사 형식의 다소 어두운 분위기의 행사가 서로 맞지 않으니 꼭 바로잡아야 한다는 것이 세종대왕 관련 단체와 한글 관련 단체 및 유관 기관들을 비롯해 세종대왕을 사랑하고 존경하는 온 국민의 생각이었다. 그동안 ㈔세종대왕기념사업회는 여러 한글 단체를 비롯해 세종대왕을 사랑하는 많은 이의 뜻을 모아 대통령실과 정부에 국가기념일 지정을 여러 차례 제안해 왔다. 다행히 정부에서 세종대왕 나신 날을 국가기념일로 제정했고, 올해 그 첫 공식 기념행사가 문화체육관광부 주관으로 경복궁과 세종대왕 동상이 있는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치러지게 돼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매우 기쁘고 감사하게 생각한다.
국가기념일로서 세종대왕 나신 날이 단순한 기념일의 의미를 넘어 세종대왕이 남긴 유산과 그 정신을 다시 한 번 되새기고, 그 가치를 현대 사회에서 어떻게 이어나갈 것인지를 고민하는 중요한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우리 사회에 산적한 문제들과 도전 과제에 대해 세종대왕이 보여준 통찰과 창의력을 본받아 미래 문화 창조의 역량을 키우는 일이 중요하다.
세종대왕의 지혜와 비전이 미래 사회에도 끊기지 않고 빛을 발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아울러, 앞으로 세종대왕 나신 날 기념행사가 온 국민이 기쁘게 참여하고 전 세계인도 함께하는 5월의 대한민국 대표 축제 한마당으로 발전해 나아가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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