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문가들이 본 21대 대선

 

“민주당, 입법권 악랄하게 활용

분노 절제 못하고 사법부 공격”

 

“국힘, 이길 궁리해도 모자란데

이전투구로 유력주자 부재 자초”

 

“양당, 비전 없이 권력쟁탈 몰두

차악 뽑아야 하는 선거로 흘러

야만·탐욕·파괴·비정상 전쟁”

웃으며 시작

웃으며 시작

윤여준(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상임총괄선대위원장이 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 당사에서 중앙선대위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박윤슬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대통령선거 후보를 ‘사법 리스크’에서 구하기 위한 입법 폭주에 나서고 국민의힘은 후보 단일화를 놓고 법정 공방까지 벌이면서, 6·3 대선이 절제와 균형이 사라진 ‘퇴행 대선’으로 흐르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양당이 미래 비전을 놓고 경쟁하는 대신 권력 쟁탈에만 몰두하면서 ‘야만’ ‘파괴’ ‘탐욕’ ‘비정상’ 등 부정적 단어로 점철되는 대선이 되고 있다.

사회학자인 송호근 한림대 석좌교수는 9일 통화에서 “적대 정치가 일상화하면서 이번 대선이 오직 권력을 쟁취하기 위한 탐욕스러운 전쟁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자유 민주주의라는 정치의 기본 울타리가 무너졌다”고 지적했다. 송 교수는 “문명의 가면을 쓴 야만 전쟁, 권력을 놓고 원칙을 팽개치는 파괴 전쟁”이라고 21대 대선을 규정했다.

김형준 배재대 석좌교수는 “한국 정치가 궤도를 이탈해 ‘비정상’으로 점철되고 있다”며 “야만의 시대가 퇴행의 정치를 초래한 형국”이라고 꼬집었다.

전문가들은 특별검사법과 탄핵 카드를 들고 연일 사법부를 압박하는 민주당이 집권하면 행정·입법·사법부를 장악한 초거대 권력이 탄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민주당 등 구 야권은 대법원이 이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파기환송한 1일 이후 이날까지 형사소송법·법원조직법 개정안 등 ‘이재명 살리기’ 법안을 15건이나 발의했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22대 국회 출범 이후 무차별 탄핵과 감액 예산안 처리 등을 감행한 민주당은 입법권을 악랄하게 활용해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있다”며 “제도적 절제를 모르는 민주당이 대선에서 승리하면 그동안 상상도 하지 못했던 일이 벌어질 것이다. 마음에 안 드는 판결이 나온다고 사법부를 때려잡겠다고 하지 않는가”라고 비판했다.

한국정치학회장인 김범수 서울대 자유전공학부 교수는 “민주당이 사법부를 공격하는 행태는 ‘다 된 밥에 왜 재를 뿌리나’라는 분노를 절제하지 못하는 것”이라며 “수권 정당이 되려면 정도(正道)를 걷는 신중한 태도로 유권자를 안심시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단일화를 두고 진흙탕 싸움을 이어가는 국민의힘을 놓고는 민주당을 이길 전략을 궁리하기에도 모자랄 시간에 당권 다툼에만 골몰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송 교수는 “수세에 쫓기더라도 늠름한 ‘퇴각의 자세’를 보여줘야 하는 것이 정당의 도리”라며 “성곽을 부수며 들어오는 자들(민주당)과 퇴각하는 자들(국민의힘) 모두 국민의 안위에는 관심이 없는 듯해 ‘이런 선거에 동참을 해야 하나’라는 생각마저 든다”고 개탄했다.

진 교수는 “국민의힘은 여전히 ‘친위 쿠데타’를 일으킨 윤석열 전 대통령의 영향 아래에 있는 듯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어 “윤석열과 이재명이라는 ‘보스’ 중심의 정서적 양극화가 고착되면서 정치가 일종의 ‘게임’으로 전락하고 말았다”며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대신 승리한 우리 편에는 성취감을 주고, 패배한 진영에는 공포를 안기는 것이 ‘게임 같은 정치’의 본질”이라고 했다.

김범수 교수는 “비상계엄 이후 국민의힘이 계속 무리수를 던지면서 ‘(이 후보 외에 유력 주자가 없는) 대안 부재’ 상황을 자초했다. 차악을 뽑아야 하는 선거로 흐르고 있다”고 말했다.

나윤석 기자, 윤정아 기자, 민정혜 기자
나윤석
윤정아
민정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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