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광주경찰서 제공
경기 광주경찰서 제공

“남편의 폭언과 폭력으로 힘들다고만 생각했는데, 누군가 나를 신경써주고 있다는 안심을 느꼈어요.”

최근 일선 경찰서의 심리 회복 프로그램을 받은 가정폭력 피해자 A 씨의 소감이다. 우울증이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약물 부작용 때문에 복용을 중단했다는 A 씨는 “검사 결과를 통해 다시 치료를 받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알콜 중독 자녀를 둔 피해자 B 씨도 이 프로그램을 받고 일상 회복의 희망을 찾았다. B 씨는 “처음엔 딸과 아들이 매일같이 술만 마셔서 생긴 스트레스로 내가 화병에 걸려 깜빡깜빡 하는 줄만 알았다”며 “심리 평가를 받아 보니 기억력 자체가 떨어지고 있다는 걸 알게 됐고, 덕분에 병원 치료를 빨리 받을 수 있어 다행이었다”고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이들은 경기 광주경찰서가 운영한 ‘토닥토닥, 마음순찰’ 프로젝트 대상자들이다. ‘토닥토닥, 마음순찰’은 관계성 범죄 피해자들을 대상으로 초기 심리평가 후 전문기관으로 연계하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젝트를 기획한 조인경 경장(광주경찰서 여성청소년과 학대예방전담경찰관)은 “관계성 범죄 피해자의 경우 반복적 피해 노출로 인한 불안·우울·불면·자살사고 등 심리적 외상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며 “선제적 심리 개입으로 초기 모니터링 시 간이 심리검사를 진행한 후 의료기관으로 연계해, 심리적 외상을 입은 피해자들이 빠르게 일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돕고자 기획했다”고 밝혔다.

자매 간 말다툼 중 흉기 협박 피해를 입은 언니 C 씨는 “경찰에서 집까지 와서 저희 자매의 마음을 적극적으로 돌봐줄 줄은 몰랐다”며 “이번 심리검사 결과를 토대로 동생이 화를 참으려고 노력하고, 덜 공격적으로 변화할 수 있는 기회를 줘서 고맙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노동열 광주경찰서장은 “피해자의 조기 심리 회복과 신체적 생명 보호에 중점을 둔 ‘토닥토닥, 마음순찰’ 프로젝트를 적극 운영해 관계성 범죄 피해자들에 대한 현장 중심 심리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조재연 기자
조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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