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곳 총 892명 중 211명 그쳐

전공의 공백에 업무 늘자 기피

의대 증원으로 인한 의정 갈등이 장기화되면서 대형병원에서 ‘허리’ 역할을 하는 전임의(펠로) 부족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12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국립대병원 8곳 전임의 수는 정원 대비 23.7%에 그쳤다. 병원 8곳 전체 정원 892명 중 211명만 근무하고 있다. 이들 병원은 서울대·분당서울대·강원대·경북대·경상국립대·전남대·충남대·충북대병원이다. 부산대·전북대·제주대병원 등 3곳은 전임의를 따로 구분하지 않아 제외됐다.

전임의는 전공의(인턴·레지던트) 수련 후 교수가 되기 전 단계로, 교수를 도우며 전공의를 지도하는 중간 역할을 한다. 통상 1년 단위로 병원과 계약을 맺고 환자를 진료한다.

지난해 2월 의대 2000명 증원에 반발해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난 후 전임의들도 투쟁에 동참하기 위해 임용을 잇달아 포기했다. 이후 주요 병원을 중심으로 일부 전임의들이 복귀하고, 지난 4월 제대한 군의관, 공보의 일부가 전임의로 들어왔지만 여전히 의정 갈등 전 정원에는 못 미친다. 전공의 공백사태 탓에 교수와 전임의가 맡아야 할 업무가 늘어나자 전임의 지원을 기피한 점도 주효했다. 전공의 없는 상급종합병원보다는 상대적으로 일이 적은 2차 병원을 선호하는 전임의들이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별로 보면 서울대병원은 전임의 정원이 321명이지만 1분기 기준 38%인 123명만 근무 중이다. 분당서울대병원도 전임의 숫자가 62명으로 정원(177명)의 35%다. 지방 국립대병원의 경우 전임의 숫자나 정원 대비 비율이 한 자릿수에 그친다. 충북대병원과 강원대병원은 전임의 정원이 각각 15명과 7명이라고 공시했는데 현재는 한 명도 없다. 사립대병원 상황도 유사하다. 한 ‘빅5’ 병원에선 의정 갈등 전 300명이 넘던 전임의가 현재 200명도 안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취과, 영상의학과 등 특정 과목을 중심으로 전임의 공백이 지속되는 실정이다.

권도경 기자
권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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