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전부터 퓨전까지… 5·6월 발레의 향연
18일까지 ‘워킹 매드’ ‘블리스’
잉거·서울시발레단 亞서 첫 선
28일 ‘커넥션, 최태지X문훈숙’
전현직 수석무용수들 헌정 무대
6월 유니버설발레단 ‘춘향’ 개막

5월부터 내달까지 발레의 향연이 이어진다. 해외 거장들의 초청작부터 국내 발레 역사에 한 획을 그은 무용수들의 무대까지. 컨템퍼러리 발레로 확대되는 흐름에 맞춰 새로운 발레를 만날 시간이다.
세계적인 안무가 요한 잉거와 세종문화회관의 컨템퍼러리 발레단 ‘서울시발레단’이 함께 선보이는 ‘워킹 매드’와 ‘블리스’가 지난 9일 막을 열었다. 잉거는 무용계 아카데미상이라 불리는 ‘브누아 드 라 당스’ 최우수 안무상을 수상한 안무가로, 두 작품의 공연은 아시아 최초다. 영국국립발레단 리드 수석으로 활동하고 있는 무용수 이상은이 15년 만에 국내 작품에 출연한다는 소식도 화제를 모았다.
최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워킹 매드’는 사람이 가지고 있는 우스꽝스러움과 어리석음을 표현하려 했고, ‘블리스’는 단어 뜻 그대로 더할 나위 없는 기쁨을 느끼는 우리의 상태를 표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워킹 매드’ 무대 위에서는 프랑스 작곡가 모리스 라벨의 대표작 ‘볼레로’에 맞춰 무용수들이 움직임을 선보인다. 벽을 오르고, 넘나들기도 하는 이들의 춤을 보고 있자면 ‘워킹 매드’(미치광이로서 걷다)라는 작품의 제목이 절로 이해된다.
‘볼레로’가 끝나면 이어지는 ‘알리나를 위하여’를 비롯한 키스 재럿이 선보인 공연 실황을 녹음한 ‘쾰른 콘서트’ 등 배경음악과 함께라면 “생각할 필요 없이 작품을 보고 있는 그대로의 느낌을 가져가길 바란다”는 잉거의 작품을 더 깊이 즐길 수 있다. 공연은 오는 18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계속된다.
이 작품을 시작으로 내달 22일까지 이어지는 제15회 대한민국 발레축제의 무대들이 차례로 관객과 만난다. 오는 28일 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에서는 한국 발레계의 전설로 남은 무용수들이 함께하는 ‘커넥션, 최태지×문훈숙’이 개막한다. 두 사람은 각각 최연소 국립발레단, 유니버설발레단 단장을 맡은 바 있다. 이들을 위한 헌정 무대에는 전·현 국립발레단과 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들이 참여한다.

유니버설발레단의 대표 창작 발레 ‘춘향’(6월 13∼15일)도 같은 극장에서 무대에 오른다. 판소리 ‘춘향전’을 차이콥스키 선율에 맞춰 풀어냈다. 튀튀(발레 치마) 대신 한복의 치맛자락이 흩날리는 ‘한국적인 발레’로 해외에서도 일찍이 호평받았다. 이외에도 뮤지컬, 연극, 오페라 등 다방면을 오가며 활동하는 유회웅이 안무를 맡은 ‘라이프 오브 발레리노 - 드리머’(6월 7∼8일) 등을 선보인다. 무용의 대중화에 기여한 엠넷의 경연 프로그램 ‘스테이지 파이터’에 출연한 강경호, 김경원, 김태석, 신민권, 정성욱이 등장한다.
한편 지난 7∼11일에는 국립발레단의 ‘카멜리아 레이디’ 아시아 초연 무대가 성공리에 마무리됐다. 현대 발레계 거장 존 노이마이어의 작품이자 강수진 국립발레단장의 현역 시절 대표작이다. 춤뿐만 아니라 연극적 요소가 돋보이는 ‘드라마 발레’로, 감정을 고조시키는 쇼팽의 음악과 원작 소설에 충실하되 물 흐르듯 이어지는 스토리텔링이 특징이다.
명문 귀족가 자제 아르망과 매춘부 마르그리트의 이루지 못한 사랑이라는 상투적인 줄거리지만 3막에 걸친 두 주역의 격정적인 파드되가 관객을 몰입시킨다. 발레 속 발레, ‘마농 레스코’의 남녀 무용수의 비극적 운명이 아르망과 마르그리트와 겹쳐지면 비극을 극대화한다. 노이마이어는 “50년 전에 만들어진 작품인데 국립발레단 무용수들과 교감하며 이 작품이 다시 살아 숨 쉴 수 있었다”고 평가한 바 있다. 노이마이어의 ‘카멜리아 레이디’에 매료된 관객이라면 8월 13∼17일 다시 무대에 오르는 ‘인어공주’가 기다리고 있다. 지난해 그가 국립발레단과 함께 초연했던 작품이다.
김유진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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