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lobal Window
무역갈등속 몸값 오를지 주목
남미·아프리카·동남아시아 등 ‘글로벌 사우스’ 일부 국가들이 미·중 관세전쟁 와중에 각종 농산물·광물의 대체 생산지로 떠오르고 있다. 풍부한 자원과 값싼 노동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고질적 치안 불안 문제 등으로 번번이 성장 기회를 놓치던 이들 국가가 이번 미·중 충돌을 계기로 ‘몸값’을 높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1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은 미·중 간 무역전쟁의 가장 큰 수혜자로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남미 국가들을 꼽았다. 미국의 ‘관세 폭격’을 정면으로 맞은 중국이 기존에 들여오던 미국산 농산물을 대체할 수입원으로 이들 국가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으로 수입되는 대두의 경우 지난해까지만 해도 브라질산이 약 54%, 미국산이 약 38%였는데, 올해에는 미국산 비중이 사실상 제로(0)로 떨어지고 이 빈자리를 남미산이 채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글로벌 사우스는 각종 광물 수입원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 남아프리카공화국, 기니 등은 각각 구리, 코발트, 철광석, 보크사이트 등 핵심 광물을 세계 각국에 수출해왔다. 특히 중국은 미국이 아프리카 대륙에 대한 관심을 줄이는 동안 이들 국가에 위치한 광산 개발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등 공급망 확보에 주력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와중에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이 광물 확보 전쟁으로까지 번지며 각종 광물이 풍부한 일부 아프리카 국가의 중요성이 더 부각됐다. 아프리카뿐 아니라 인도네시아와 미얀마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칠레, 페루 등 남미 국가들도 구리·니켈과 각종 희토류 등의 새로운 주 생산지로 급부상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글로벌 사우스의 농업·광업이 사실상 값싼 노동자 착취에만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생산량 및 수출량 증가가 실질적인 삶의 질 개선과 경제 성장으로 이어지긴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농업·광업 생산량의 급격한 증가는 물부족, 대기오염, 산림훼손, 강제이주 등 부수적 환경·사회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박상훈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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