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인사이드 - 중구 역사문화축제 ‘정동야행’
23·24일 정동·덕수궁 돌담길
매일 밤10시까지 축제 이어져
고궁 음악회·대사관 투어 기대
곳곳에서 버스킹·거리행진 등
주민 ‘야행지기’ 준비·운영참여

근대문화유산인 덕수궁 돌담길과 정동 일대를 야간에 둘러볼 수 있는 서울 중구의 대표 역사문화축제 ‘정동야행’이 열린다. 올해는 배재학당역사박물관 미디어파사드 등 빛과 관련된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돼 정동의 밤을 한껏 즐길 수 있을 전망이다.
중구는 23∼24일 정동 일대에서 정동야행을 개최한다고 13일 밝혔다. 올해 정동야행 주제는 ‘정동의 빛, 미래를 수놓다’다. 김길성 중구청장은 “개화기 정동은 서양 문물이 전통과 교차하던 미래를 품은 공간이었는데, 여기에 빛을 비추며 미래를 꿈꾼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중구에 따르면 △야화(夜花·역사문화시설 야간개방 및 문화공연) △야사(夜史·정동길 체험) △야설(夜設·거리 공연) △야로(夜路·역사해설 투어) △야경(夜景·야간경관) △야식(夜食·먹거리) △야시(夜市·예술장터) 등 ‘7야(夜)’ 프로그램이 정동의 밤을 수놓는다.
행사 첫날인 23일은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 24일은 오후 2시부터 10시까지 이어진다. 축제의 막은 23일 오후 6시 50분 덕수궁 중화전 앞에서 펼쳐지는 고궁음악회로 열린다. 중구 홍보대사이자 피아니스트 다니엘 린데만과 싱어송라이터 선우정아가 무대에 올라 빛으로 물든 정동을 감성으로 채운다.
정동야행의 인기 프로그램인 ‘대사관 투어’도 진행된다. 주한 캐나다대사관에서는 션 모리세이의 ‘한국과 캐나다를 잇는 민속 신앙’ 강연이 열리고, 주한 영국대사관은 대사관을 개방해 투어를 진행한다. 두 대사관 모두 평소 일반인에게 전혀 공개되지 않았던 곳이다.
종교시설에서는 각종 공연이 펼쳐진다. 정동제일교회에서는 오르간과 사중창단 공연인 ‘정동의 메아리’와 시온금관 5중주인 ‘소리로 그리는 브라스의 정동’ 공연, 영국대사관 바로 옆 성공회서울주교좌 성당에서는 파이프오르간 연주 공연, 구세군 역사박물관에서는 구세군악대 공연이 열린다.

정동의 기념관과 박물관도 축제에 참여한다. 이화여고100주년기념관에서는 역사강사 최태성이 강의를 펼치고 이화여고 내부 투어도 진행한다. 배재학당역사박물관에서는 미디어파사드 음악회 ‘정동연회’와 황두진건축사무소 황두진 소장의 특강, 국토발전전시관에서는 오페라움의 ‘낭만정동’ 공연이 열린다. 이외에도 중명전에서는 ‘매직 저글링 퍼포먼스’와 ‘퓨전국악’ 공연, 구(舊) 러시아공사관 앞 정동공원에서는 거리공연이 펼쳐진다.
덕수궁 돌담길에는 역사의 주인공이 되어보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고종의 비밀특명 수행하기’ 프로그램, 순종과 덕온공주의 서체로 ‘손글씨 엽서 꾸미기’, 독립신문을 모티브로 한 ‘정동야행의 특별한 호외 제작’, 전통 무드등 만들기, 업사이클링 키링 만들기, 전통자개로 그립톡과 자석 만들기 등이다.
돌담길 곳곳 버스킹 공연과 함께 유관순 열사의 후배인 이화여고 학생들의 거리행진과 풍물공연도 진행된다. 강영규 축제 총감독은 “정동 일대는 이동형 공연에 특화된 장소”라며 “축제의 시그니처 심벌인 청사초롱도 거리 일대를 수놓는다”고 말했다.
올해 정동야행은 주민들의 손길이 더해져 더욱 특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중구 대표축제인 정동야행을 위해 주민들이 ‘야행지기’로 나서, 축제 준비부터 운영까지 참여한다. 야행지기는 정동 일대 플로깅, 현장 안전점검 등을 통해 축제를 준비하고, 축제기간에는 방문객 스탬프 날인, 시설·행사장 안내 등을 맡는다.
정동야행은 정동의 역사성과 정체성을 알리고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해 2015년 처음 시작됐다. 우리나라 최초의 야간 문화재 축제로, 2018년까지 매년 5월과 10월 행사가 열렸다. 이후 서울시에서 운영하다가 2023년 다시 중구가 운영을 맡았다. 지난해까지 누적 관람객 131만 명을 기록하며 명실상부한 중구의 대표 지역 축제로 자리 잡았다. 특히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세계축제협회(IFEA) 한국지부에서 주관한 축제계의 올림픽인 ‘피너클 어워드’에서 4년 연속 수상했으며, 지난해에도 5번째 수상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김 구청장은 “봄의 정취를 담은 정동에서 다양한 시설이 미디어파사드 등 ‘빛과 미래’를 콘셉트로 시민을 맞이하니 시민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김군찬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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