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비킴, 3년만에 발라드로 복귀

낭만·이별 등 사랑의 감정 그려

가수 바비킴이 결혼 후 처음 낸 앨범에는 사랑의 감정이 가득하다.  어트랙트 제공
가수 바비킴이 결혼 후 처음 낸 앨범에는 사랑의 감정이 가득하다. 어트랙트 제공

“데뷔 30년이라는데, 다시 신인이 된 것 같아요.”

‘소울(soul) 대부’ 바비킴(52)이 돌아왔다. 3년여 만이다. 복귀를 준비하다가 팬데믹의 여파로 활동이 중단됐고, 몇 년을 흘려보낸 사이 데뷔 30주년을 맞았다. 하지만 3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돌아온 것은 아니다. 새 미니앨범의 제목은 ‘파트 오브 미’(PART OF ME), 즉 ‘나의 일부’다. 거창한 잔칫상이 아니라 그동안 들려주던 바비킴표 음악의 연장선에 놓인 앨범이라는 뜻이다.

“음반을 안 내서 은퇴한 줄 아는 분들도 있더라. 은퇴 안 했다”고 너스레를 떤 그는 “공백기 동안 음악을 멀리하지 않았다. 뭔가를 쓰다가 버리고, 녹음하다가 고치는 시간이 계속 흘러갔다. 30년이 확 지나갔는데, 막상 복귀해 보니 신인 가수 같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타이틀곡 ‘사랑을 흘리다...그리고 3일’은 만남, 이별, 후회에 이르는 감정을 담은 발라드 곡. 그의 대표곡인 ‘사랑..그 놈’을 합작했던 박선주와 다시 손잡았다. 바비킴이 곡을 쓰고, 박선주가 가사를 붙였다. ‘우린 꽃을 피웠고 겁 없이 이별 앞에도 겨우 버텨냈었지’라며 음유시인처럼 읊조린다. ‘사랑..그 놈’과도 퍽 닮았다.

바비킴은 “히트곡을 이길 수 있는 곡을 쓰길 누구나 바라지만, 그 생각이 앞서면 욕심만 생기고 망설이게 되고 결국 무너진다”면서 “이별 후 3일이 가장 고비이지 않나? 이별해도 다시 만날 기회가 있다는 걸 표현하려고 ‘그리고 3일’이라고 덧붙였다”고 설명했다.

지난 공백 기간, 바비킴에게는 큰 변화가 있었다. 지난 2022년, 15세 연하의 아내와 결혼했다. 가족이 생기니 삶의 패턴도 바뀌었다. 이제는 아내와 함께하는 시간을 늘리기 위해 밤에 자고 낮에 음악에 몰두한다. 이번 앨범의 수록곡 중 ‘모닝 루틴’과 ‘달빛 세레나데’는 아내를 생각하며 쓴 곡이다. 그래서인지 이번 앨범 전반에 사랑의 감정이 넘친다.

그는 “‘모닝 루틴’은 바쁜 일상 속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나누는 느긋하고 낭만적인 순간을 그렸다. 아내와 나의 이야기다. 그래서 아내가 가장 좋아한 곡”이라면서도 “지금의 감정으로만 쓰면 노래가 다 밝을 것 같아서 ‘사랑을 흘리다...그리고 3일’은 옛사랑을 생각하며 만들었다. 아내를 이해시키느라 힘들었다”고 엄살을 부렸다.

바비킴은 한국 음악 시장에 흑인 음악을 대중화시킨 인물이다. 1994년 밴드 ‘닥터 레게’로 데뷔했을 때는 주목받지 못했지만, 2001년 그룹 부가킹즈 활동에 이어 2004년 솔로곡 ‘고래의 꿈’을 발표하며 스타덤에 올랐다. 이후 그에게는 ‘소울 대부’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하지만 이 표현에 대해 그는 이제 손사래부터 친다.

“30년째 음악을 해왔기 때문에 리스펙트(존중) 해주는 것은 고맙죠. 하지만 부담스러워요. 저는 그저 이가 다 빠질 때까지 음악을 만들고 들려드리는 게 목표예요. 지팡이를 짚고서라도 콘서트 무대에 오르고 싶죠. ‘소울 대부’가 아니라 ‘오래된 소울맨’, ‘랩 할아버지’라는 타이틀이 좋아요.”

안진용 기자
안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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