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트부산 2025’ 폐막

부산 = 박동미 기자 pdm@munhwa.com

시장 불황 속에서도 ‘미술 축제’의 마중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올해 상반기 최대 미술품 장터로 꼽혔던 아트부산에는 국내외 109개 갤러리가 참가했으며, 컬렉터와 기관 관계자, 미술 애호가 등 6만여 명이 현장을 찾았다.

침체된 미술시장을 뒤엎는 반전은 없었다. 눈에 띄는 대작이 사라졌고, 큰손 컬렉터도 보이지 않았다. 규모를 축소한 만큼 관람객 수도 지난해에 비해 1만여 명 줄었다. 그러나 국내 대표 화랑들이 돌아왔고, 실험적인 기획 프로그램으로 내실을 기했다는 평이다. 국제갤러리는 김윤신의 회화 ‘내 영혼의 노래 2011-9’와 조각 ‘합이합일 분이분일 2019-14’를 판매했고, 이번에 처음으로 소개한 한국계 작가 로터스 강의 신작 ‘Mesoderm (Echo III)’도 판매하는 성과를 거뒀다. 조현화랑은 이배의 주요 회화와 조각 작품들을 판매했고, 갤러리현대는 김보희의 출품작 12점을 모두 판매했다. 또, 팝아트 작가 샘바이펜을 영입하며 새로운 흐름을 이끌고 있는 PKM 갤러리는 이 작가를 비롯해 윤형근, 이원우, 홍영인 등 주요 작가의 작품을 모두 판매했다.

이번 아트부산은 프리즈 뉴욕과 타이베이 당다이와 같은 세계적인 아트페어와 같은 시기에 개최됐다. 불황에도 선방한 국내 주요 화랑들의 판매 성과뿐만 아니라 업계에선, 소시에테, 캐나다, 마시모데카를로, 코타로 누카가와 같은 단단한 경쟁력을 갖춘 해외 갤러리들이 꾸준히 소개된 점도 눈여겨볼 지점이라고 전했다.

판매는 고전했지만 아트부산과 연계해 18일까지 이어지는 ‘아트 위크’ 등은 ‘아트 도시’ 부산에 마중물이 되고 있다는 평이다. 14회째 꾸준히 열리고 있는 아트부산이 초여름의 부산을 ‘미술 도시’로 이미지화했기에 가능한 것. 현재 부산에서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미디어아트 축제를 벤치마킹한 ‘루프 랩 부산’이 열리고 있다. 상업 화랑과 미술기관들이 ‘느슨한’ 연대를 통해 감상자들의 주체적인 관람 문화를 조성한다는 취지다. 45명의 크리에이터가 만든 영상 작품을 만날 수 있는 부산시립미술관 야외 조각공원을 비롯해 부산 전역 26개 공간에서 내달 29일까지 진행한다.

박동미 기자
박동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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