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O리그 ‘연승 - 연패’ 빈발 ‘이례적 양상’

 

한화, 외국인 투수 ‘원투펀치’

3·4선발 류현진·문동주 든든

5점 이상 승리 ‘고도리 이글스’

 

삼성, 부상 선수 속출로 8연패

키움, 3연패 이상 8차례 ‘최다’

전력 평준화로 기세타면 연승

투수진들의 활약이 돋보이며 12연승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한화이글스. 한화이글스 제공
투수진들의 활약이 돋보이며 12연승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한화이글스. 한화이글스 제공

2025 신한 쏠(SOL) 뱅크 KBO리그가 천적 관계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이례적인 연승, 연패가 이어지면서 순위표도 ‘롤러코스터’를 탄 양상을 띠고 있다.

매년 각 팀이 연승과 연패를 반복하는 현상은 시즌 초반부터 나타났지만 올해는 유독 연승과 연패가 많아 눈길을 끈다. 10개 구단은 올 시즌 3연승, 3연패 이상을 모두 1차례 이상씩 경험했다. 구단별로 올해 연승과 연패를 오가며 3연승 또는 3연패 이상 기록한 평균 횟수는 3.63회다.

특히 올 시즌은 3연전에서 한 팀이 승리를 독식하는 ‘스윕(Sweep·싹쓸이)’이 유독 많다. 3연전 싹쓸이 승, 패 효과는 무시할 수 없다. 리그 1위를 질주 중인 한화(27승 13패)가 대표적인 예. 한화는 올해 리그에서 가장 많은 4차례 스윕을 따내 선두 질주의 발판을 마련했다. 스윕은 긴 연승으로도 이어진다. 한화는 4월 13일 키움전부터 4월 23일 롯데전까지 8연승을 달렸고, 4월 26일 KT전부터 지난 11일 키움전까진 12연승 행진을 이어가는 중이다.

‘잘 나가는 팀은 연패가 없다’는 야구계의 통설. 올해 안정적인 전력을 자랑 중인 2위 LG(26승 14패)는 올해 3연패 이상의 경기는 단 1차례로 리그에서 가장 적었고, 3연승 이상 횟수는 리그에서 2번째로 많은 4차례를 기록했다. 또 3위 롯데(24승 2무 16패)는 올해 3연승 이상 횟수가 총 6차례로 리그에서 가장 많은데, 전문가들의 예상을 깨고 시즌 초반 ‘3강 체제’를 형성한 원동력이다.

주축 선수 부상으로 8연패에 빠진 삼성라이온즈. 삼성라이온즈 제공
주축 선수 부상으로 8연패에 빠진 삼성라이온즈. 삼성라이온즈 제공

5위에 턱걸이한 삼성(19승 21패)의 경우, 3연승, 3연패 이상이 3차례 이상씩 나오며 ‘널뛰기’ 행보가 유난히 두드러진다.

전문가들은 팀마다 연승·연패를 자주 겪는 이유로 다양한 원인을 꼽는다. 현장에서도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하고 있지만, 전력평준화를 주된 이유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허도환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각 팀의 전력 차가 거의 없기에 팀별로 분위기를 많이 타고, 첫 경기에서 이기면 그 기세가 계속되는 경우가 많다”고 해석했다.

‘부상 변수’도 연승·연패가 많아진 요인으로 분석된다. 안치용 야구해설위원은 “최근 긴 연패를 이어가고 있는 삼성과 KT는 주력 선수들의 이탈이 아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윤희상 KBSN스포츠 해설위원은 선발 투수의 전력을 주목했다. 윤 위원은 “올해 외국인 투수들이 모두 강세를 보인다”면서 “류현진과 문동주가 버틴 3·4번 선발이 강한 한화의 경우, 다른 팀 3∼5선발에 비교 우위를 점하면서 연승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귀띔했다. 한화가 최근 12연승 기간 5득점 이상 올린 경기는 5차례. 한화팬들은 3점 이상을 내고 승리시 ‘고스톱 이글스’, 5점 이상 냈을땐 ‘고도리 이글스’로 표현하고 있다.

반면 최하위(13승 30패)로 처져 있는 키움은 이번 시즌 3연패 이상 횟수가 8차례로 최다. 최원호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리그 평준화 속에서도 전력이 크게 떨어지는 팀을 만났을 때 1차전을 가져가면 자연스레 연승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정세영 기자
정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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