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무라인 공무원 행태 눈살

 

오세훈 대선 불출마로 13명 복귀

인천시 사직한 10여명도 돌아와

 

지자체 현안 추진 동력 제동 우려

시정 공백 막는 제도 마련 목소리

광주 = 김대우·인천 = 지건태·대구 = 박천학 기자, 이정민 기자

21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각 지방자치단체장의 측근들로 구성된 이른바 ‘정무라인’(별정직·정무직) 공무원들의 ‘내 맘대로 행보’를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지자체장의 선거 출마를 위해 사직서를 제출했다가 출마가 무산되자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제자리로 복귀하는 등 필요에 따라 들락날락하는 행태가 반복되고 있다. 지자체장 업무보좌나 특정 업무 수행을 위해 특별채용된 이들은 통상 임용권자가 직을 내려놓을 때 함께 그만두기 때문에 임기 관련 규정이 없거나 크게 구애받지 않는다.

13일 각 지자체에 따르면 이상갑 전 광주시 문화경제부시장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캠프에 합류하기 위해 지난 7일 사직했다. 지난해 3월 부시장직에 취임한 지 약 1년 2개월 만이다. 임기가 없는 별정직 공무원인 광주시 문화경제부시장은 국비 확보와 광주시가 핵심 현안으로 추진 중인 인공지능(AI), 미래차 등의 업무를 관장하며 정무적 역할까지 수행한다. 공백이 장기화할 경우 지역 현안 대선 공약 반영 등 주요 시정에 차질이 우려된다.

서울시의 경우 오세훈 시장이 대선 출마를 준비하면서 김병민 정무부시장과 특보 3명, 10여 명의 수석보좌관 등이 일제히 사직서를 제출했으나 오 시장이 돌연 불출마를 선언해 이들 모두 시정에 복귀했다. 인천시에서는 유정복 시장의 국민의힘 대선 경선 참여로 사직했던 임기제 공무원 10여 명이 원래 자리로 돌아왔다. 이들 중 상당수는 퇴직 처리가 안 된 상태에서 선거캠프 활동을 한 의혹이 불거져 지역 시민단체가 불법 선거운동 혐의로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대선 출마를 검토했다 최종 불출마를 선언한 김영록 전남지사 측근 정무라인 6명도 김 지사의 선거를 돕기 위해 사직했으나 조만간 관련 절차를 밟아 복귀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11일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대선 출마를 위해 사퇴한 대구시의 경우 경제부시장 등 홍 전 시장 측근 정무직 공무원 15명이 일괄 퇴직했다. 권한대행을 맡은 김정기 행정부시장이 시정을 챙기고 있으나 대구·경북(TK) 신공항 건설 등 대구시 역점 사업의 추진 동력이 떨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오주섭 광주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처장은 “정무직은 지자체장 측근들의 스펙 쌓기용 수단이 아니다”라며 “행정에 부담을 주고 손해를 끼치는 행태가 반복되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대우 기자, 지건태 기자, 박천학 기자, 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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