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선 후보들 ‘보수 심장’서 격돌
▲이재명, 구미·대구·포항行
SOC·연구단지 등 지원 약속
“국민통합” 외치며 외연 확장
▲김문수, 대구·부산行
신공항·철도 등 공약 내세워
“산업혁명 뿌리” 텃밭 다지기
▲이준석, 대구 집중공략
출근길 인사 뒤 대학서 식사
“새로운 보수” 바닥민심 훑기

대구 민심을 잡아라
민정혜·이은지 기자, 구미=이현욱·대구=최영서 기자
6·3 대통령 선거 공식 선거운동 2일 차인 13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가 나란히 대구·경북(TK) 지역을 찾아 보수 표심 쟁탈전을 벌였다. 중도·보수를 표방하는 이재명 후보는 보수로의 외연 확장을, 김 후보는 보수층 사수로 지지 기반 다지기에 나섰다. 이준석 후보는 ‘새로운 보수’를 기치로 내걸고 바닥 민심을 훑었다.
◇TK에 공들이는 이재명 후보 = 이재명 후보는 이날 오전 첫 유세 현장인 경북 구미시 구미역 광장에서 “경북 안동, 대구, 구미 등이 쾌활한 도시였는데 지금 보니까 변한 게 없다”며 “오히려 도시가 없어지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후보는 “당에서 공천만 받으면 무조건 찍어주는데 동네 와서 어려운 거 없냐고 물어보겠나”라며 “이재명도 한번 일 시켜보시라”라고 호소했다.
구미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고향이다. 이재명 후보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젊은 시절에는 독재하고 심지어 사법기관을 동원해서 사법살인을 하고 장기 집권한 민주주의를 말살한 아주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며 “지금도 그건 사실이지만 또 한편으로 보면 이 나라의 산업화를 이끌어 낸 공도 있는 거 아닌가”라고 평가했다.
이재명 후보는 이날 구미시를 시작으로 대구, 경북 포항시, 울산을 차례로 방문한다. 조승래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수석대변인은 오전 브리핑에서 “국가 주도 산업화 중심지를 방문하는 이날 일정은 국민 통합과 지역 균형 발전을 반드시 이뤄내겠다는 이 후보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후보가 TK를 찾은 건 지난 9∼10일 ‘경청투어’를 통해 경북 경주시 등을 차례로 방문한 이후 나흘만이다. 12·3 비상계엄 이후 커진 보수 내 균열을 파고들어 ‘민주당 불모지’로 평가되는 TK에서 기반을 공고하게 다져 6·3 대선 승리는 물론 향후 정치 지형까지 바꾸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고향이 경북 안동시인 이재명 후보는 “‘재명이가 남이가’ 이렇게 좀 얘기해 달라”고 했다.
◇김문수 후보, ‘보수 텃밭’ 콘크리트 만들기 = 김문수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첫날부터 ‘보수 심장’인 대구에서 1박 2일 머물며 텃밭 굳히기에 나섰다. 보수의 뿌리인 박정희 전 대통령을 언급하며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한편, 공항-철도 등 사회간접자본(SOC)은 물론 대학, 연구단지 지원도 연달아 약속하면서 ‘선물 보따리’를 풀어냈다.
김 후보는 이날 오전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열린 TK 선대위 발대식에 참석해 “국가 위기 때마다 생각나는 게 TK”라며 “섬유산업부터 시작해 구미의 전자산업 등 많은 산업혁명을 이룩한 뿌리”라고 강조했다. 이어 “TK신공항은 물론 고속도로나 철도도 잘 될 수 있게 적극 지원하겠다”며 “대학은 확실하게 밀어드리고 연구소, 연구·개발(R&D) 단지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가난을 없애고 산업혁명을 이룬 위대한 대통령”이라며 “TK가 낳은 인물”이라고 치켜세우기도 했다. 그는 전날 대구 서문시장에서 유세를 했다.
김 후보는 TK를 찍은 뒤 곧바로 부산·경남(PK)으로 향했다. 초반부터 ‘보수 텃밭’을 집중 공략하는 모습이다. 오전에는 울산, 오후에는 부산국제금융센터(BIFC)를 찾아 지역 숙원사업인 산업은행 이전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후 부산 자갈치 시장 유세 이후 부산에서 1박을 한다.
국민의힘은 대선 후보 선출 과정에서 ‘후보 교체’ 강행으로 텃밭 민심을 상당 부분 잃은 만큼 이재명 후보에 대항할 카드로 ‘보수 결집’만을 노리고 있는 상황이다. 선대위 관계자는 “경부선을 타고 가면서 자유 대한민국을 지켜야 한다는 호국에 관한 가치라는 콘셉트가 오늘까지 이어질 것”이라며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했던 경부선을 통해 기업을 살리는 대한민국을 만들자는 의미도 있다”고 했다.
◇이준석 후보, 보수 민심 주도권 뺏기 = 이준석 후보도 이날 첫 대구 유세에 나섰다. 사흘 만에 다시 대구를 찾은 것으로 동요하는 보수 민심을 공략해 주도권을 빼앗아 오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준석 후보는 이날 오전 7시 30분 대구 달서구 죽전네거리에서 출근길 인사를 한 뒤 대구 곳곳에서 시민들을 만났다. 이 후보는 경북대 학생들과 함께 학생식당에서 점심을 먹은 뒤 대구 지역 의료단체와 칠성시장 상인들과 차례로 간담회를 한다. 이날 집중 유세는 2·28기념중앙공원에서 마무리한다.
이준석 후보는 김 후보에게 견제구를 던지는 한편 홍준표 전 대구시장 지지층 흡수를 꾀하고 있다. 홍 전 시장 캠프에서 활동했던 실무진 일부도 이준석 후보 캠프에 합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정혜 기자, 이은지 기자, 이현욱 기자, 최영서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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