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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충격에 무역질서 격변” 美 성장률 0.8%포인트 하향

90일 관세 유예에도 “전망 바꿀 수준 아니다”

日·EU도 0%대 성장 전망…관세 충격·부동산 침체 中 성장률 4.1%에 그칠듯

국책연구기관인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을 3.0%에서 2.7%로 0.3%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미국의 고율 관세 부과가 현실화하면서 세계 교역이 급격히 위축된 가운데, 금융위기와 부채위기 등 복합적인 리스크가 겹치며 글로벌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진단이다. 미국과 중국이 ‘관세 90일 유예’에 합의했지만, 세계 경제 전반에 미칠 부정적 영향은 여전히 클 것으로 분석했다.

KIEP는 13일 발표한 ‘2025년 세계 경제전망 업데이트’에서 올해 세계 경제가 2.7%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제시한 기존 전망(3.0%)보다 0.3%포인트 낮은 수치다. 닷컴 버블, 글로벌 금융위기, 팬데믹 시기를 제외하면 21세기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이기도 하다.

연구원은 올해 세계 경제 키워드로 ‘격변의 무역 질서, 표류하는 세계 경제’를 제시했다. 그러면서 △관세 및 무역전쟁 격화 △인플레이션 재발과 통화정책 불확실성 △역자산효과와 금융 불안 및 부채 위기 등이 복합적으로 성장의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KIEP는 이번 경제 전망에서 미국이 보편 관세 10%를 유지하는 가운데 중국과 협상을 통해 당초 거론됐던 ‘100%대 상호관세’보다 낮은 수준의 세율을 적용할 것으로 전제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미국과 중국은 전날 협상을 통해 서로에게 부과했던 상호 관세를 90일간 유예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미국이 중국 상품에 매긴 관세는 145%에서 30%로, 중국이 미국산 제품에 매겼던 보복관세 125%는 10%로 낮아진다.

윤상하 KIEP 국제거시금융실장은 “전날 미국과 중국이 합의한 관세율은 이번 전망의 전제보다도 조금 더 낮은 수준”이라며 “다만 여전히 불확실성이 남아있는 만큼, 전망의 성장률 자체를 크게 바꿀 정도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국가별로 보면 미국의 성장률 전망이 2.1%에서 1.3%로 0.8%포인트 대폭 하향 조정됐다. KIEP는 “지난 3년간 미국 경제 성장의 중요한 축이었던 소비 지출은 둔화하는 추세”라며 “민간 투자 증가는 사실상 정체 상태이며, 미국 행정부와 의회는 적극적인 연방 정부 지출 삭감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적극적인 관세 정책에도 불구하고 올해 미국 무역수지 적자는 작년보다 크게 줄지 않을 수 있다”며 “상반기에는 오히려 적자가 급격하게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고 부연했다.

유럽은 미국 보호무역주의 심화에 따른 무역·투자 위축과 불안정한 국내외 정치 상황 등이 하방 요인으로 작용해 0.8% 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종전 전망과 비교하면 독일은 0.8%에서 0.0%로, 프랑스는 0.9%에서 0.6%로, 영국은 1.4%에서 1.0%로 각각 성장률 전망치가 낮아졌다.

다만 다른 유럽 국가에 비해 대미 무역 비중이 적은 스페인은 가계소득 증가 및 민간 소비 확대, 관광·서비스 지출 증가의 영향으로 2.6%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일본은 미국 관세 여파로 수출과 설비투자가 위축돼 0.6% 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기존 전망 대비 0.4%포인트 하향 조정된 수치다.

박수진 기자
박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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