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루과이서 할아버지로 불리며 사랑받아
룰라·셰인바움 등 전세계 지도자들 추모

“삶에는 가격 라벨이 붙어 있지 않으니 나는 가난하지 않다.”
‘세계에서 가장 검소한 대통령’으로 불렸던 호세 무히카 전 우루과이 대통령이 89세의 나이로 13일(현지시간) 별세했다. 식도암으로 지난해 4월부터 투병해 온 그는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을 존중하기는 쉽지만, 민주주의의 기초는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에 대한 존중이라는 것을 배워야 한다”는 마지막 메시지를 남겼다.
‘페페(할아버지)’라는 애칭으로도 불리는 무히카 전 대통령은 우루과이 정치계 거두이자, 중남미 좌파 지도자의 아이콘이다. 게릴라 출신인 무히카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2010~2015) 우루과이 경제 발전과 빈곤 감소 등에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그는 대통령 월급 90%를 빈곤퇴치 이니셔티브에 기부하거나, 1987년형 하늘색 폭스바겐 비틀을 타고 다니며 소박함을 고집했다.

그는 때때로 파격적인 정책을 내놓으며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가톨릭 전통이 강한 우루과이에서 동성결혼을 합법화하는가 하면, 세계 최초로 기호용 마리화나 완전 합법화를 추진한 적이 있다. 현지 일간 엘옵세르바도르는 “무히카 행정부에 대한 국내 평가는 다소 엇갈리지만 고인의 반소비주의적 수사와 소박한 생활은 국내·외에서 많은 주목을 받으며 우루과이 정치인으로선 드물게 대중적 인기를 얻었다”고 평가했다.
무히카 전 대통령의 타계 소식이 전해지자 세계 각국 정상은 애도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SNS에 무히카 전 대통령과 찍은 사진과 함께 “페페 안녕. 그의 이야기는 평등한 세상을 꿈꾸는 사람들의 기억 속에 영원히 살아갈 것”이라고 남겼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지혜와 현명함으로 라틴 아메리카와 전 세계에 모범이 된 사람”이라며 애도를 표했다.
정지연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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