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차려 훈련병 사망’ 중대장. 연합뉴스
‘얼차려 훈련병 사망’ 중대장. 연합뉴스

1심, 징역 5년 선고

규정을 위반한 군기 훈련(일명 얼차려)을 지시해 훈련병을 숨지게 한 육군 12사단 신병교육대 중대장과 부중대장에게 검찰이 항소심에서도 각각 징역 10년과 징역 7년을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14일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형사1부(부장 이은혜) 심리로 열린 강 모(28·대위)씨와 부중대장 남 모(26·중위)씨의 학대치사와 직권남용 가혹행위 혐의 항소심 두 번째 공판이자 결심으로 이어진 이날 공판에서 검찰은 이같이 구형했다.

검찰은 지난 공판에서 사망한 박 모 훈련병과 함께 군기 훈련을 받았던 피해 훈련병 중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로 인해 의가사 제대한 훈련병과 관련해 학대치상 혐의로 공소장을 변경하겠다는 뜻을 밝혔으나, 이날 공판에서는 “학대 행위와 정신적 상해 발생 간 인과관계가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다”며 공소장을 변경하는 대신 관련 자료를 피고인들의 양형에 반영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법정에서 진술 기회를 얻은 박 훈련병 어머니는 “지난해 5월 13일은 아들을 군대 훈련소에 데려다준 날이었다”며 “그날의 사건으로 부모는 아들을 군대에 데려가 죽게 했다는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다”고 울분을 토했다.

그러면서 “아이를 국가가 데려다 죽였는데 500년을 선고한 들 부족하다”며 “저들은 눈물을 흘리며 잘못했다며 판결을 받아들이겠다고 해놓고 또다시 항소까지 해 그 진심을 받아들이기도 어렵다”며 엄벌을 내려달라고 호소했다.

강 씨는 최후진술에서 “안타깝게 하늘의 별이 된 고인의 명복을 빌고 머리 숙여 사죄한다”며 “저로 인해 큰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는 유가족과 피해자들에게 평생 사죄하는 마음으로 살겠다”며 울먹였다.

남 씨도 “이번 사건을 통해 죄를 잊지 않고 평생 마주하며 반성하고 속죄하겠다”며 “숨진 훈련병과 유족, 피해자들에게 진심으로 사죄한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지난 5월 23일 강원 인제군 12사단 신병교육대에서 훈련병 6명을 대상으로 규정을 위반한 군기 훈련을 실시하고, 실신한 박 훈련병에게 적절하게 조처하지 않음으로써 박 훈련병을 숨지게 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에서 검찰은 이 사건을 피고인들이 별개의 범죄를 여럿 범한 경우(실체적 경합)라고 판단해 기소했지만, 1심은 하나의 행위가 여러 범죄를 구성하는 경우(상상적 경합)로 판단했다.

실체적 경합이면 가장 무거운 죄 형량의 2분의 1을 가중할 수 있지만, 상상적 경합이면 가장 무거운 죄에 대해 정한 형으로 처벌한다.

이에 1심은 대법원 양형기준에 따른 학대치사죄의 형량(징역 3∼5년)을 참고해 강 씨와 남 씨에게 각각 징역 5년과 3년을 선고했다.

항소심 선고 공판은 내달 11일 오후 2시에 열린다.

김무연 기자
김무연

김무연 기자

디지털콘텐츠부 /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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