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불법 이민자 추방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미국에서 체포된 두 살배기 아이와 그 부모를 분리 추방하며 인권침해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관영언론 VTV 등에 따르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정부는 항공편으로 두 살된 마이켈리스 에스피노사(2)를 무사히 카라카스로 데려왔다고 밝혔다. 이날 영부인 실리아 플로레스와 ‘권력 2인자’로 불리는 디오스다도 카베요 내무·법무·평화부장관이 직접 공항에 나가 미국에서 추방된 다른 이민자 200여명과 함께 온 에스피노사를 맞이했다. 카베요 장관은 이번 상황을 ‘구출’이라고 표현하면서 “미국 정부에 의해 납치된 에스피노사가 우리 정부의 노력 덕분에 고국으로 돌아왔다”고 강조했다.
AP·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에스피노사는 1년여 전 부모와 함께 멕시코 국경을 넘어 미국으로 들어갔다. 지난 1월 20일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아이 아버지인 마이케르 에스피노사는 불법이민자로 체포된 뒤 1798년 제정된 ‘적성국 국민법’(AEA)에 따라 별도의 심리 없이 지난 3월 엘살바도르 테러범수용센터(CECOT·세코트)에 수감됐다. 트럼프 정부는 별다른 증거 제시 없이 아이 아버지가 악명 높은 국제 범죄조직 ‘트렌 데 아라과’(Tren de Aragua) 핵심 조직원이라고 적시했다. 이어 미국 정부는 아이의 어머니인 요렐리 베르날 역시 마약밀매와 성매매 등 목적으로 젊은 여성을 모집하는 역할을 했다며 지난달 말 베네수엘라로 추방됐다. 이에 아이는 부모와 생이별한 뒤 보호시설과 위탁가정 등에 머물렀다.
미국의 강력한 제재에도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희망하는 베네수엘라 마두로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궁으로 아이 가족을 초청해 환영과 위로를 건네며 “지금 아랍권에 있는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이 인도주의적 상황을 지원해 준 데 대해 감사의 뜻을 표한다”고 말했다.
정지연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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