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SK텔레콤 오픈 개막
고향 완도군에선 상품 내걸어
양지호 “같은 상황오면 꼭 Par”
안전상 이유로 존치 여부 고민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SK텔레콤 오픈이 열리는 제주 서귀포의 핀크스GC(파71). 국내에서도 손꼽히는 명문 코스인 이곳에는 지난해 5월 새로운 명물이 하나 생겼다. 바로 ‘최경주 아일랜드’라는 이름이 붙은 18번 홀(파4) 그린 앞 바위로 둘러싸인 가로 2m, 세로 1.5m의 작은 섬 지형이다.
‘최경주 아일랜드’는 최경주에게 기적처럼 KPGA투어 최고령 우승 기록을 안긴 곳이다.
최경주는 지난해 이 대회의 연장 첫 번째 홀에서 두 번째 샷이 연못으로 둘러싸인 18번 홀 그린 앞 ‘최경주 아일랜드’에 극적으로 살아남았다. 덕분에 벌타 없이 어프로치를 성공해 연장 두 번째 홀로 승부를 끌고 가 트로피까지 들었다. 이 장면은 KPGA투어에도 새로운 스토리가 됐다.
핀크스GC는 대회 직후 해당 지형에 ‘최경주 아일랜드’라는 이름을 붙이고 최경주와 같은 상황에서 파를 기록하는 내장객이 탄생하면 다시 한 번 골프장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혜택을 주기로 했다. 대신 억지로 공을 가져다 놓고 치는 것이 아니라 최경주처럼 자연스러운 경기 중 발생한 상황으로 제한했다.
핀크스GC에 따르면 실제로 지난 1년간 많은 내장객이 ‘최경주 아일랜드’에서 샷을 시도했다. 최경주와 같은 상황에서 파를 기록한 골퍼도 한 명 나왔다.
당시 최경주의 극적인 샷이 그의 고향인 전남 완도의 이름을 따 ‘완도샷’이라는 별명이 붙은 만큼 완도군에서도 큰 관심을 보였고 해당 기록을 달성하는 골퍼에게 해양치유센터 이용권을 상품으로 내걸었다. 완도군에서도 올해 대회를 찾아 지역을 알린 ‘최경주 아일랜드’를 직접 둘러볼 예정이다.
1년 만에 다시 핀크스GC를 찾은 골퍼들은 어떨까. 14일 연습라운드에서 만난 많은 출전 선수들이 기념촬영을 하거나 행운을 기원하는 ‘어프로치 재연 샷’을 날리기도 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양지호다.
양지호는 자신의 두 번째 샷이 ‘최경주 아일랜드’ 근처의 물에 빠졌다가 튀어 올라 반대쪽 잔디에 안착하자 경기하던 공을 그린에 올린 뒤 ‘최경주 아일랜드’에 올라 이번 대회 자신의 행운을 기원하는 어프로치를 한 번 더 했다.
양지호는 “마지막 날 저도 (공이 최경주 아일랜드에 떨어진다면) 최경주 프로님처럼 꼭 파를 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최경주는 공식기자회견에서 “명장면도 좋지만 올해는 ‘그 섬’에 공을 보내고 싶진 않다”고 말했다.
다만 ‘최경주 아일랜드’가 지금처럼 남을지는 미지수다. 안전상의 이유다. 이곳에 가기 위해서는 작은 개울 지형을 넘어야 하는데 자칫 골퍼가 밟은 돌이 움직이거나 미끄러지기라도 하면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오해원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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