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재무장관 “강달러 기조” 밝혔지만

동맹국에 통화 절상 요구 우려

원·달러 환율이 한·미 간 환율 협의 관측에 따라 높은 변동성을 나타내고 있다. 최근 양국이 환율 관련 실무 협의를 진행했다는 소식에 1400원 선 아래로 급락했던 원·달러 환율은, 미국 측이 이번 무역협상에서 환율을 의제로 포함하지 않을 것이란 보도가 전해지면서 15일 오전 반등세로 전환됐다. 시장은 여전히 미국의 환율 정책 방향에 대한 불확실성을 지우지 못하고 있으며, 통상 협상이 마무리되기 전까지 외환시장에서 높은 환율 변동성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1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오전 11시 30분 현재 전날 주간 거래 종가보다 19.5원 내린 1400.7원이다. 개장가는 전날보다 9.3원 내린 1410.9원이었다.

환율은 지난 5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를 계기로, 한국 기획재정부와 미국 재무부 당국자들이 약 1시간 동안 환율 정책 관련 실무 협의를 진행한 사실이 외신 보도를 통해 알려지며 전날 야간 거래에서 장중 1390.8원까지 급락했다. 미국이 원화 절상을 압박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면서 일시적으로 달러 매도세가 강해진 것으로 시장 참여자들은 분석했다.

하지만 이후 미국이 이번 무역협상에서 환율은 의제가 아니라고 밝힌 외신 보도가 추가로 나오면서 시장 분위기는 다소 반전됐다. 블룸버그통신은 14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각국과의 무역협상 테이블에 환율 의제를 포함시키지 않으려 한다고 보도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날 오후 한때 100.266까지 떨어졌으나, 이날 오전 101.019까지 상승했다. 이민혁 KB국민은행 연구원은 “환율 협상 이슈 자체는 여전히 잔존해 있어 환율 반등 폭은 제한적일 수 있다”고 했다.

시장에서는 여전히 환율 방향성을 단정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의 환율 정책을 담당하고 있는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강달러 기조는 그대로’라는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다. 베선트 장관은 트럼프 행정부 경제팀에서 환율 문제를 다루는 유일한 구성원이다. 그러나 미국이 언제든 동맹국에 통화 절상을 요구할 수 있다는 경계감이 시장에 퍼져 있는 상황이다. 미국이 한국을 ‘환율관찰대상국’으로 유지할 가능성과 중국과의 관세 협상 결과에 따라 환율 문제가 다시 부각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박정경 기자, 황혜진 기자
박정경
황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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