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남 민심 ‘혼돈’… 나이별 선호도 제각각

이재명·김문수 누빈 창원·양산 가보니…

 

40대 “尹탄핵뒤 보수·진보 반반”

50대 중장년, 정권 교체에 방점

20대는 “뽑을 사람 아무도 없어”

14일 경남 양산시 덕계종합상설시장에서 한 상인이 가게 안에서 대통령 선거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14일 경남 양산시 덕계종합상설시장에서 한 상인이 가게 안에서 대통령 선거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창원·양산=글·사진 이현욱·이시영 기자

“이재명은 죄가 너무 많아가 싫어예.” (70세 창원 시민 박모 씨)

“보수는 한강의 기적을 이루고 그 정신을 지키려고 하는 집단이었는데, 지금 국민의힘은 아닌 거 같습니더.” (37세 양산 시민 정모 씨)

21대 대통령 선거를 20일 앞둔 14일 경남 창원시와 양산시의 민심은 세대를 중심으로 크게 엇갈렸다. 65세 이상 고령층 유권자를 중심으로는 여전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대해 비호감이 높았고, 국민의힘을 향해서는 ‘미워도 다시 한 번’의 분위기가 엿보였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를 염두에 둔 ‘보수 세대교체’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50대 이하 중년·청년층은 주로 정권교체론에 방점을 찍는 분위기였다.

창원시 상남분수광장 벤치에서 만난 박모(70) 씨는 “(이재명이) 형수한테 욕한 거 보고 너무 싫었어”라며 “제가 다니는 복지관 노인들은 다 보수입니더”라고 말했다. 그러자 옆에 앉아 있던 김모(72) 씨도 “이재명이 국가 재정을 갖다가 계속 퍼주려는 거 이런 것들이 걱정스러워. 퍼줘서 정권만 잡으면 된다는 그런 식인 거 같애. 미래를 생각 안 하고 말이지”라고 혀를 찼다. 김 씨는 최근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와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단일화 파동을 거론하며 “그래서 이준석(개혁신당 후보) 찍을 거야. 좀 바꿔야 할 거 같애 정치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근 상남시장에서 인삼 가게를 하는 김모(78) 씨는 “국민의힘에서 한동훈이 후보 됐으면 함 마 붙어볼 만했는데”라고 씁쓸하게 웃으며 민주당의 대선 승리를 일찌감치 단정하는 모양새였다.

연령대가 40·50대로 내려가자 중도와 진보 성향이 주를 이뤘다. 이재명을 지지한다고 밝힌 황모(44) 씨는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전에 주변 친구들의 정치성향을 보면 보수가 7, 진보가 3이었습니더. 근데 지금은 5대 5 정도 되는 거 같아예”라고 했다. 창원 토박이로 택시기사를 하는 김모(51) 씨는 창원에서 본토인은 사실 15% 정도밖에 안 된다고 언급하며 창원의 진보세가 더 강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창원이 산업단지가 조성되고 점점 큰 도시가 돼 가면서 젊은 외지인들이 많이 유입됐다”고 설명했다.

부산에 인접한 양산의 분위기도 창원과 비슷했다. 양산시 덕계종합상설시장 내 식당에서 지인과 술을 마시고 있던 이모(69) 씨는 “무슨 일이 있어도 이재명을 뽑을 일은 절대 없다”며 질색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다수당으로서 탄핵을 남발하고 국정을 방해하니까 오죽하면 윤석열이 계엄했을까 싶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31년째 시장 방앗간을 운영하는 민모(70) 씨도 “일방적이고 독단적인 이미지라 대통령으로는 좀 적합하지 않은 그런 생각이 든다”고 했다. 김문수 후보에 대해선 썩 내키지 않는다면서 “좀 젊은 분이 이재명이랑 대적해줬으면 좋겠는데. 서로 단합도 안 되고 단일화를 질질 끌어서 지지율이 많이 떨어졌다”며 안타까워했다.

반면 양산에서 회사를 다니는 정모(37) 씨는 “양산이 보수텃밭이라고 생각하는데, 젊은층도 나름 있어 보수 색채가 TK(대구·경북)만큼은 강하지 않은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재명이 공약을 잘 세운다면 중도까지 확장할 수 있는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20대 표심은 좀처럼 가늠하기 힘들었다. 김모(29) 씨는 “뽑을 사람이 아무도 없다”며 “김문수는 사람이 너무 극단적이라 지도자 자질이 없고, 이재명은 중도랍시고 이거 했다 저거 했다 줏대 없는 느낌”이라고 꼬집었다.

이현욱 기자, 이시영 기자
이현욱
이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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