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C에 공시한 1분기 투자내역

WB디스커버리 358만주 매입

관세회피 종목인 ‘콘텐츠’ 공략

월트디즈니도 15만주 추가 매입

 

엔비디아 165만·애플 150만주

하락장속 M7 투자비중도 늘려

국민연금이 미·중 관세 위험을 회피하기 위해 지난 1분기 관세 위험이 적은 ‘워너브러더스디스커버리’ 등 미국 콘텐츠 기업 주식을 대거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1분기 미국 하락장을 저점 매수 기회로 판단하고, 보유한 미국 주식 종목 중 73.6%에 해당하는 기업의 주식을 더 사들이는 공격적인 전략도 폈다.

국민연금이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공시한 1분기 투자내역(F13보고서)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미국 주식 중 ‘워너브러더스디스커버리’(주식 수 기준) 주식을 가장 많이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매입 규모는 358만8673주, 금액으로는 약 3700만 달러(약 518억 원)에 달했다. 미 보도 전문채널 CNN의 모회사인 워너브러더스디스커버리는 DC코믹스·해리포터 시리즈 등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사업을 벌이고 있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4분기에는 워너브러더스디스커버리 주식 11주만 남기고 사실상 전량을 매도한 바 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출범과 관세 전쟁으로 시장 상황이 급변하자, 1분기 만에 전략을 수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서비스나 콘텐츠 사업은 상대적으로 관세 전쟁의 영향을 덜 받는 ‘무풍지대’로 여겨진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도 보유 비중을 확대한 것으로 분석된다.

국민연금은 미국의 또 다른 대표적 콘텐츠 기업인 ‘월트디즈니’ 주식도 약 1600만 달러(15만7035주) 추가 매입했다. 다만, 지난달 중국이 미국 할리우드 영화의 수입을 줄이겠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한때 주가가 출렁하기도 했다.

국민연금은 또 1분기 보유한 미국 주식 554개 종목 중 408개 종목의 비중을 확대하는 투자 전략도 폈다. 이 시기,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은 4.6% 빠지는 하락장이 펼쳐졌다. 낙폭이 커지자 국민연금은 저가 매수 기회로 판단하고 추가 매수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이 중 S&P500 기업 시가총액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는 ‘매그니피센트7(M7)’에 대한 투자 확대가 두드러졌다.

매수 금액 기준으로 애플이 약 3억3300만 달러(150만55주)로 추가 구매했고, 엔비디아(1억7900만 달러·165만1228주), 아마존(1억6700만 달러·87만5991주) 등도 추가 매수했다. 하락장 방어를 위해 버크셔 해서웨이 주식 5200만 달러를 사들인 점도 눈에 띈다. 유중호 KB증권 연구원은 “빅테크 등 종목들의 낙폭이 과도하다는 판단에서 추가 매입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국민연금은 또,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가상화폐 시장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판단하고 가상화폐 플랫폼 ‘로빈후드마켓츠’를 3534만 달러어치 사들이며 포트폴리오에 신규 편입시켰다. 1분기 국민연금이 보유한 전체 미국 주식 보유 금액은 직전 분기 대비 16억 달러 줄어든 1040억 달러다.

신병남 기자
신병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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