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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 수사단, 부산경찰청에 사건 이첩

피고소인 중사 1명…경찰 “형법상 모욕죄 수사 중”

고인 “미래가 잿빛 같다”…국방부 헬프콜 상담 기록도

부산=이승륜 기자

부산의 한 육군 부대에서 복무 중이던 20대 병사가 휴가 중 극단적인 선택을 한 사건과 관련해, 유족이 가해자로 지목해 고소한 부사관에 대해 경찰이 수사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경찰청 형사기동2팀은 16일 “부대 부사관 A 씨의 모욕 혐의 사건을 지난달 22일 육군 수사단에서 이첩받아 현재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B 일병은 지난해 11월 부산의 육군 부대에 전입해 복무 중이었으며, 지난 3월 휴가 중 숨진 채 발견됐다. 유족은 B 일병이 생전에 상관의 폭언과 부대 내 따돌림으로 심각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호소했다고 주장하며, 중사 A 씨를 모욕 혐의로 고소했다.

유족이 제출한 고소장에 따르면 B 일병은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경계근무 중 A 중사로부터 “×신”, “그 대학 나와서 그것밖에 생각 못 하냐”는 식의 폭언을 반복적으로 들었다고 한다. B 일병은 이를 가족에게 털어놓으며 정신적 고통을 호소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유족은 근무 편성 변경을 계기로 부대 내에서 B 일병이 문제를 제기했다는 오해가 퍼졌고, 이후 따돌림을 겪었다고 주장했다. 지휘관들이 고인의 심리 상태가 불안정하다는 사실을 인지하고도 정신과 진료나 전문 상담 등 실질적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실제로 B 일병은 국방부 ‘헬프콜’을 통해 상담을 받았고, 당시 “미래가 잿빛 같다”며 심리적 불안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피고소인은 중사 1명이며, 고인의 사망 경위에 대한 조사는 군이 담당했고, 경찰은 이와 별도로 이첩된 모욕 혐의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찰은 향후 피의자 조사와 함께 필요시 관련자 진술도 확보해 혐의 여부를 판단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육군에서 관련 혐의점을 확인해 민간 경찰로 사건을 넘긴 것으로 보인다. 해당 사건은 군 사망 사고와는 별도로, 형법상 모욕 혐의에 대한 민간 경찰의 수사 대상”이라며 “현재 A 중사의 출석 일정을 조율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승륜 기자
이승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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