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연대기여금’ 미납되자

FIFA, 선수 등록 금지 징계

광주, 징계 모른채 선수 영입

축구협은 등록 접수해줘 논란

광주 FC와 대한축구협회의 ‘후진국형’ 행정에 프로축구 K리그가 난감한 처지에 빠졌다.

16일 광주와 대한축구협회, 한국프로축구연맹 등에 따르면 광주는 2023년 외국인 공격수 아사니 영입에서 발생한 연대기여금 3000달러(약 420만 원)를 미납했다. 연대기여금은 선수 영입 때 이적료의 일부를 해당 선수의 12∼23세 당시 소속팀에 지급하는 제도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연대기여금을 직접 받아 배분하는데, 광주는 송금 오류와 담당 직원의 휴직 등이 겹치면서 FIFA에 연대기여금을 납부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FIFA는 지난해 12월 17일 광주의 선수 등록을 금지했다.

광주는 그런데 FIFA의 징계 사실을 알지 못했다. FIFA는 징계 결정을 대한축구협회에 보냈고, 대한축구협회는 광주에 다시 전달했다. 이 내용은 휴직한 직원의 이메일로 보내졌다. 징계를 파악하지 못한 광주는 10명 이상의 선수를 영입한 뒤 대한축구협회의 선수 등록 시스템에 올렸다. FIFA로부터 징계 사실을 통보받았던 대한축구협회는 광주의 선수 등록을 막았어야 했으나 그대로 접수했다.

이에 따라 광주가 올 시즌 새로 등록한 선수들의 자격에 논란이 생겼다. 일부는 ‘무자격’ 선수라고 주장하며 해당 선수들의 출전 경기를 몰수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광주는 올해 K리그1 13경기와 코리아컵 2경기를 치렀다. 게다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에선 8강에 올라 수십억 원의 상금을 확보했기에 국제적인 문제로 번질 수 있다. A 구단 관계자는 “축구 후진국에서나 볼 수 있는 행정”이라며 “선수들은 세계적인 수준인데, 시민 구단과 축구협회가 발목을 잡았다”고 말했다.

광주의 대응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광주는 FIFA의 징계 사실을 파악한 후에도 자격 논란에 휩싸인 선수들의 출전을 강행했다. 지난 14일 수원 FC와 코리아컵 경기에 출전시켰고, 오는 18일 포항 스틸러스와 K리그1 경기에도 내보낼 예정이다.

B 구단 관계자는 “(징계를) 모르고 출전시킨 것도 문제이지만, 알고 출전시키는 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광주 관계자는 “논란이 있지만 해당 선수들은 대한축구협회를 통해 정식으로 등록된 선수들이다. 아직까지 출전엔 문제가 없다”고 답했다.

허종호 기자
허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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