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휴전으로 무역 정상화 기대
변동성 장세 맞춤 상품도 주효
삼성자산운용 점유율 38% 1위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운용 규모가 이달 들어 급속히 불어나면서 사상 첫 200조 원 달성을 목전에 뒀다. 미·중 상호관세 합의에 더해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이 ‘사자’로 돌아서며 투자심리가 개선된 영향이다. 환헤지, 단기자금 운용 등 변동성 장세에 맞춰 상품을 개발한 자산운용사들의 전략도 주효했다.
16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전날 기준 국내 ETF 순자산총액은 지난 4월 말보다 5조9517억 원(3.1%) 늘어난 197조2517억 원으로 집계됐다. ETF 순자산총액은 지난 1년간 약 51조7500억 원 성장, 월평균 4조4000억 원씩 몸집을 불렸다. ETF 순자산총액은 지난 14일 198조3201억 원을 기록하기도 했는데, 잠시 숨 고르기를 하는 양상이다. 그러나 이 같은 기세라면 조만간 200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ETF는 거래소에 상장돼 주식처럼 거래되는 펀드로 다양한 자산에 분산 투자하거나 특정 지수 등락을 2~3배 추종하도록 설계하는 등 최근 투자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
ETF 순자산총액이 이달 들어 급격히 불어난 것은 무역 정상화에 대한 기대로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살아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코스피는 지난 12일 기준 46일 만에 2600선을 넘어선 데 이어, 4거래일 연속 해당 지수대에 안착하고 있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 투자심리가 개선돼 전날까지 7거래일 연속 코스피를 순매수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1400원 선으로 내려와 환차손에 대한 부담이 줄면서 한국 시장 투자를 늘리는 것으로 보인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장중 외국인 투자자 수급 확대가 지속되면서 오히려 원화 강세압력으로 작용하는 분위기”라고 분석했다.
펀드 개발로 수수료 이익을 얻으려는 운용사 간 영업 경쟁도 ETF의 빠른 성장에 한몫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올 들어 불안정한 증시 속에서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한화그룹 종목을 묶은 ‘PLUS 한화그룹주’는 올해 수익률이 106%에 달하는 등 인기다. 높은 환율 변동성에 따라 환손실을 피하거나 단기 채권 투자 등을 통한 운용을 희망하는 투자자 심리에 맞춰 운용사들이 관련 펀드를 쏟아내 인기를 얻기도 했다. 수수료 인하 등 운용사 간 경쟁도 격화했다. 회사별 점유율을 살펴보면 삼성자산운용이 38.66%를 기록해 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고, 뒤를 미래에셋자산운용(33.91%)이 바짝 따라붙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1년 반 사이 순자산총액을 11조 원가량 늘려 최근 3위(8.12%) 자리를 굳혔다.
신병남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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