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주가 17일 제주 서귀포의 핀크스GC에서 열린 KPGA투어 SK텔레콤 오픈 2025 1라운드 5번 홀에서 티샷을 하고 있다. KPGA 제공
최경주가 17일 제주 서귀포의 핀크스GC에서 열린 KPGA투어 SK텔레콤 오픈 2025 1라운드 5번 홀에서 티샷을 하고 있다. KPGA 제공

미국프로골프(PGA)투어 8승 선수도,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최다 누적 상금 선수도 변화무쌍한 바람은 이길 수 없다.

KPGA투어 SK텔레콤 오픈 2025 1라운드가 열린 17일 제주 서귀포의 핀크스GC(파71).

앞서 이틀 동안 많은 비와 안개 등으로 예정된 1라운드 일정이 미뤄졌던 대회장은 아침 일찍부터 맑은 하늘과 함께 예정된 일정을 소화하는 선수들로 분주했다. 수요일 늦은 오후부터 흐렸던 날씨에 페어웨이와 그린이 물을 잔뜩 머금어 경기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됐으나 결과는 예상과 달랐다.

1라운드에서는 144명의 출전 선수 중 언더파는 60명뿐이다. 이븐파가 18명이다. 오버파 스코어로 첫날 경기를 마친 선수는 66명이다. 1라운드가 이틀이나 미뤄지며 컨디션 유지에 어려움을 겪은 김승혁은 1라운드 4오버파를 기록한 뒤 기권했다.

3일 만에 하늘이 개인 핀크스GC의 18개 홀 중에서도 가장 낮은 고도에 자리한 5번 홀(파3)이 많은 선수를 괴롭혔다. 1라운드 경기 결과 144명의 평균 스코어가 3.41타로 가장 어려운 홀이었다.

이글 1명에 버디도 13명이나 됐다. 하지만 더블보기가 15명이나 됐다. 1라운드에 나온 더블보기 61개 가운데 약 25%가 이 홀에서 나왔다. 트리플 보기는 33%(3/9), 트리플 보기 이상은 50%(3/6)개나 한 홀에서 발생했다.

1라운드를 기준으로 161야드(약 147m)로 경기된 5번 홀은 한라산을 기준으로 동에서 서로 티샷하는 홀이다. 티잉 구역과 그린 앞에, 또 그린의 왼쪽에 더 큰 호수가 자리하고 있다. 심지어 그린은 호수를 향해 내리막 경사가 심하게 만들어졌다. 여기에 이날은 핀이 오른쪽 하단 구석에 꽂혀 선수들을 괴롭혔다. 무엇보다 해안에서 한라산 방향으로 불어대는 변화무쌍한 앞바람도 예측할 수 없는 때에 계속해서 불었다.

결국 많은 선수가 이 홀에서 많은 타수를 잃었다. 가장 대표적인 선수가 이상희다. 이상희는 이 홀에서만 세 차례나 물에 빠진 끝에 7타 만에 그린에 올라 퍼트 두 번을 더해 무려 이 홀에서만 6타를 잃는 섹튜플 보기로 홀아웃했다.

지난해 연장 승부를 벌였던 최경주와 박상현도 이 홀에서 고전했다. 둘은 같은 조에서 경기해 나란히 두 번씩 물에 빠져 7타 만에 그린을 빠져나왔다. 4타를 잃는 쿼드러플 보기다.

이규민이 17일 제주 서귀포의 핀크스GC에서 열린 KPGA투어 SK텔레콤 오픈 2025 1라운드에서 홀인원을 기록한 골프공을 들고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KPGA 제공
이규민이 17일 제주 서귀포의 핀크스GC에서 열린 KPGA투어 SK텔레콤 오픈 2025 1라운드에서 홀인원을 기록한 골프공을 들고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KPGA 제공

하지만 모두가 많은 타수를 잃은 것은 아니다. 심지어 이 홀에서 홀인원을 기록한 선수도 있다.

이규민은 5번 홀에서 1라운드 유일한 홀인원의 주인공이 됐다. 이규민은 “첫 홀인원이라 더 환호했다”며 “7번과 8번 아이언을 고민하다가 8번을 잡았다. 잘못 맞았다고 생각했는데 백스핀에 들어갔다. 예상하지 못한 홀인원이라 더 기쁘다”고 활짝 웃었다.

올해 KPGA투어에서 홀인원은 개막전인 DB손해보험 프로미 오픈 마지막날 7번 홀의 이상희에 이어 두 번째다.

한편 앞서 이틀 동안 악천후로 대회 운영에 진통을 겪은 SK텔레콤 오픈 1라운드에서는 황중곤이 9언더파 62타 단독 선두로 나섰다. 2라운드는 이날 낮 2시부터 시작돼 18일 최종 3라운드를 앞두고 잔여 경기를 치른다. 18일 오전에 2라운드를 시작하는 선수 중 일부는 3라운드까지 최대 36홀을 경기하게 된다.

제주=오해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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