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 포스터.
공식 포스터.

한·일 수교 60주년을 기념하며 조선통신사의 외교·문화적 유산을 조명하는 국제학술대회가 열린다. 서울역사박물관 오는 23일 서울역사박물관 야주개홀에서 국제학술대회 ‘우호와 평화의 사절, 통신사’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학술대회는 지난달 23일부터 개최 중인 특별전 ‘마음의 사귐, 여운이 물결처럼’의 연계 학술 행사다. 박물관은 “서울·오사카·부산 등 한·일 양국의 전문가들이 통신사의 기록과 실천을 다각도로 해석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조선통신사는 부산항에서의 출항과 일본 내 행렬 중심으로 알려져 있으며, 관련 행사는 지금도 부산·쓰시마·시모노세키 등 항로 거점에 집중돼 있다. 그러나 박물관은 통신사의 공식 출발지는 언제나 한양 궁궐이었다는 점에 주목한다. 사행단은 국서를 받은 뒤 궁에서 하례를 올리고, 종로를 지나 한강을 건너 남쪽으로 향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역사성을 생각할 때 서울에 남아 있는 통신사 관련 공간과 기억은 상대적으로 조명 받지 못했다. 박물관 관계자는 “학술대회를 통해 역사적 공백을 메우고, 조선 외교의 시작점으로서 서울의 의미를 되짚는 한편, 서울시가 주도하는 동아시아 외교문화 유산의 정체성과 미래 방향을 함께 논의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선통신사는 1607년부터 1811년까지 총 12차례 일본에 파견된 평화 사절단으로, 임진왜란 이후 양국 간 외교를 회복시키고 260여 년에 걸쳐 유지해 온 동아시아 협력의 상징적 사례다. 1763년에는 통신사로 파견된 사절단이 일본에서 고구마 종자를 들여와 조선에 처음 보급했다. 통신사가 단지 국서를 전달하는 외교 사절이 아닌, 실용적 외교의 주체였음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다.

정성일 광주여대 교수는 학술대회 발표를 통해 ‘통신사 조엄’이 들어온 고구마를 중심으로 조선통신사의 경제사적 가치와 외교의 실천적 성격을 조명할 예정이다. 학술대회는 정재정 서울시립대학교 명예교수의 기조강연을 시작으로, 발표와 토론을 통해 조선통신사의 다면적 성격을 학술적으로 재조명한다.

발표 주제는 순서대로 다음과 같다. ▲통신사의 메시지와 한일 관계의 비전 (정재정·서울시립대 명예교수) ▲오사카역사박물관 소장 ‘신기수 컬렉션’에 대해서 (오사와 켄이치·오사카역사박물관) ▲통신사 외교 속 조선경제의 득실 (정성일·광주여자대) ▲통신사행과 쓰시마번 (이재훈·동의대 동아시아연구소) ▲사행록 및 필담창화집에 보이는 서적 교류의 모습 (구지현·선문대) ▲조선후기 통신사 왕래와 회화교류 (정은주·한국학중앙연구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와 오늘날의 통신사 재현 행사 (마치다 카즈토·쓰시마박물관)

장상민 기자
장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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