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국보순회전 홍보 영상의 한 장면.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2025 국보순회전 홍보 영상의 한 장면.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국보순회전’ 지난해 31만 명 구름 관객몰이 흥행

올해 상반기 고흥, 봉화, 논산, 의성에서 개최

제니 뮤비 속 신라 보문동 합장분 금귀걸이 등 국보·보물 총출동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소장 중인 대표 보물들이 전국 지역 박물관을 순회하며 관람객을 만난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전국 8개 공립박물관에서 ‘국보순회전, 모두가 함께하는 180일의 여정’(국보순회전)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12개 지역에서 약 31만 명의 관람객의 발걸음을 이끌어 큰 호응을 얻은 데 이어, 올해는 전라도, 경상도, 충청도, 강원도의 8개 공립박물관에서 180일의 여행을 시작한다. 박물관 관계자는 “사계절 동안 국토의 동서남북을 아우르는 보물의 이동 경로를 모두 합하면 약 3,600km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보물 백제 산수풍경무늬 벽돌.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보물 백제 산수풍경무늬 벽돌.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상반기 전시는 오는 20일 전남 고흥 분청문화박물관을 시작으로 경북 봉화 청량산박물관, 충남 논산 백제군사박물관, 경북 의성 조문국박물관 등 4개 기관에서 개최된다. 9월부터 시작되는 하반기 전시는 전북 정읍시립박물관, 전북 진안역사박물관, 경남 함양박물관, 강원 삼척시립박물관 등 4개 기관에서 12월까지 이어진다.

국보순회전은 각 지역의 지역 박물관의 특성을 고려해 선정한 주제로 진행된다. ‘백제 명품 문양전’, ‘신라 장신구의 황금빛 매혹’, ‘가락진 멋과 싱싱한 아름다움, 분청사기’, ‘푸른 빛에 담긴 품위와 권위, 왕실 청화백자’의 네 가지 주제다. 국립중앙박물관뿐 아니라 국립경주박물관, 국립광주박물관, 국립전주박물관, 국립대구박물관, 국립부여박물관, 국립진주박물관, 국립춘천박물관, 국립익산박물관이 지역의 공립박물관과 전시 준비를 위해 손을 맞잡았다.

국립중앙박물관은 국보·보물 등의 지정문화유산이 지역 공립박물관으로 직접 찾아가는 새로운 시도에 대해 “교과서에서 볼 수 있는 우리의 대표 유산을 지역의 공공박물관과 공유함으로써 수도권 집중으로 심화되는 지역 간 문화 격차를 해소하고, 문화향유 기회의 불균형 등 복합적인 사회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대표 유물로는 ▲백제 산수풍경무늬벽돌(보물), ▲신라 보문동 합장분 금귀걸이(국보), ▲분청사기 상감인화 연꽃 넝쿨무늬 병(보물), ▲백자 투각 모란무늬 항아리(보물) 등이 있다. 모두 교과서에도 실린 친숙한 문화유산이다. 전시 유물 중에는 K컬쳐의 확산으로 세계적으로 큰 관심을 받은 콘텐츠도 포함했다. 가수 제니의 뮤직비디오 ‘젠(ZEN)’에 등장한 화려한 신라 장신구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반영해 실제 유물인 신라 금귀걸이(국보)를 포함한 장신구 유물을 현장에서 직접 감상할 수 있도록 전시를 구성했다. 아울러 고(故) 이건희 회장이 기증한 분청사기 철화 물고기무늬 장군, 분청사기 조화박지 모란무늬 편병, 분청사기 귀얄무늬 대접 등 7점의 유물도 함께 전시한다. 이건희 회장은 생전에 “문화유산을 모으고 보존하는 일은 인류 문화의 미래를 위한 것으로서 우리 모두의 시대적 의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전시는 문화로 과거와 미래를 잇고 지역과 세계를 잇는 시도로 주목된다.

공식 포스터.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공식 포스터.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국보순회전’은 지역민의 문화 향유권 확대 뿐 아니라 지역 관광객 증가의 견인책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2024년의 전시 사례에서 입증했다. 국립중앙박물관에 따르면 합천박물관, 상주박물관, 남원 김병종미술관, 장수박물관, 양구 백자박물관은 전년 대비 두 배 가까운 관람객이 찾았고, 증평민속체험박물관은 개관 이래 최다 방문객 수를 기록했다. 또한 국립중앙박물관은 “관람객들이 인근 음식점, 카페 등 지역 상권도 함께 이용하며, 문화 행사가 지역 경제에 긍정적인 파급 효과를 미쳤다”고 설명했다.

장상민 기자
장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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