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보순회전’ 지난해 31만 명 구름 관객몰이 흥행
올해 상반기 고흥, 봉화, 논산, 의성에서 개최
제니 뮤비 속 신라 보문동 합장분 금귀걸이 등 국보·보물 총출동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소장 중인 대표 보물들이 전국 지역 박물관을 순회하며 관람객을 만난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전국 8개 공립박물관에서 ‘국보순회전, 모두가 함께하는 180일의 여정’(국보순회전)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12개 지역에서 약 31만 명의 관람객의 발걸음을 이끌어 큰 호응을 얻은 데 이어, 올해는 전라도, 경상도, 충청도, 강원도의 8개 공립박물관에서 180일의 여행을 시작한다. 박물관 관계자는 “사계절 동안 국토의 동서남북을 아우르는 보물의 이동 경로를 모두 합하면 약 3,600km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상반기 전시는 오는 20일 전남 고흥 분청문화박물관을 시작으로 경북 봉화 청량산박물관, 충남 논산 백제군사박물관, 경북 의성 조문국박물관 등 4개 기관에서 개최된다. 9월부터 시작되는 하반기 전시는 전북 정읍시립박물관, 전북 진안역사박물관, 경남 함양박물관, 강원 삼척시립박물관 등 4개 기관에서 12월까지 이어진다.
국보순회전은 각 지역의 지역 박물관의 특성을 고려해 선정한 주제로 진행된다. ‘백제 명품 문양전’, ‘신라 장신구의 황금빛 매혹’, ‘가락진 멋과 싱싱한 아름다움, 분청사기’, ‘푸른 빛에 담긴 품위와 권위, 왕실 청화백자’의 네 가지 주제다. 국립중앙박물관뿐 아니라 국립경주박물관, 국립광주박물관, 국립전주박물관, 국립대구박물관, 국립부여박물관, 국립진주박물관, 국립춘천박물관, 국립익산박물관이 지역의 공립박물관과 전시 준비를 위해 손을 맞잡았다.
국립중앙박물관은 국보·보물 등의 지정문화유산이 지역 공립박물관으로 직접 찾아가는 새로운 시도에 대해 “교과서에서 볼 수 있는 우리의 대표 유산을 지역의 공공박물관과 공유함으로써 수도권 집중으로 심화되는 지역 간 문화 격차를 해소하고, 문화향유 기회의 불균형 등 복합적인 사회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대표 유물로는 ▲백제 산수풍경무늬벽돌(보물), ▲신라 보문동 합장분 금귀걸이(국보), ▲분청사기 상감인화 연꽃 넝쿨무늬 병(보물), ▲백자 투각 모란무늬 항아리(보물) 등이 있다. 모두 교과서에도 실린 친숙한 문화유산이다. 전시 유물 중에는 K컬쳐의 확산으로 세계적으로 큰 관심을 받은 콘텐츠도 포함했다. 가수 제니의 뮤직비디오 ‘젠(ZEN)’에 등장한 화려한 신라 장신구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반영해 실제 유물인 신라 금귀걸이(국보)를 포함한 장신구 유물을 현장에서 직접 감상할 수 있도록 전시를 구성했다. 아울러 고(故) 이건희 회장이 기증한 분청사기 철화 물고기무늬 장군, 분청사기 조화박지 모란무늬 편병, 분청사기 귀얄무늬 대접 등 7점의 유물도 함께 전시한다. 이건희 회장은 생전에 “문화유산을 모으고 보존하는 일은 인류 문화의 미래를 위한 것으로서 우리 모두의 시대적 의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전시는 문화로 과거와 미래를 잇고 지역과 세계를 잇는 시도로 주목된다.

‘국보순회전’은 지역민의 문화 향유권 확대 뿐 아니라 지역 관광객 증가의 견인책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2024년의 전시 사례에서 입증했다. 국립중앙박물관에 따르면 합천박물관, 상주박물관, 남원 김병종미술관, 장수박물관, 양구 백자박물관은 전년 대비 두 배 가까운 관람객이 찾았고, 증평민속체험박물관은 개관 이래 최다 방문객 수를 기록했다. 또한 국립중앙박물관은 “관람객들이 인근 음식점, 카페 등 지역 상권도 함께 이용하며, 문화 행사가 지역 경제에 긍정적인 파급 효과를 미쳤다”고 설명했다.
장상민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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