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세기 넘는 금성탐사 도전

1962년 미국의 ‘마리너 2호’가 금성 근접비행에 성공하며 시작된 인류의 금성 탐사는 반세기 넘게 이어져 왔다. 금성은 지구와 유사한 크기와 질량을 지녔지만, 평균 온도 470도, 대기압 92기압, 황산비가 내리는 극한 환경으로 인해 지금까지도 탐사선의 착륙과 생존 자체가 기술적 도전으로 남아 있다.
수많은 시도가 있었으나, 가장 두드러진 성과는 1970∼1980년대 옛 소련의 ‘베네라’ 시리즈였다. 특히 1975년 발사된 ‘베네라 9호’는 금성 표면의 흑백 사진을 지구에 전송하는 데 성공했다. 이를 통해 인류는 금성의 실체를 처음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이후 ‘베네라 13호’는 컬러 이미지와 음향 데이터를 포함한 종합적인 지질 정보를 확보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탐사선은 착륙 직후 수 분 내 통신이 두절되는 등 환경 극복에 실패했다.
현재 나사(미국 항공우주국)와 유럽우주국(ESA) 등 세계 각국은 2030년 전후를 목표로 각기 다른 금성 탐사선을 계획 중이다. 나사는 2029∼2030년 사이 ‘다빈치+’(DAVINCI+)와 ‘베리타스’(VERITAS) 미션으로 금성 대기의 구성과 지각 활동을 정밀 분석할 계획이며, ESA는 2031∼2033년 발사 목표인 ‘엔비전’(EnVision) 프로젝트를 통해 금성의 내부 구조와 지질 진화 등을 연구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러시아는 2029년 발사 목표인 차세대 ‘베네라-D’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지구 저궤도에 금성 관측용 초소형 위성을 띄우기 위한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기초과학연구원(IBS)에서 추진 중인 ‘Clove’ 프로젝트로 내년 7월 발사가 목표다. 광학계 탑재체를 포함한 초소형 위성을 이용해 금성의 반사도를 관측, 금성 대기 중 구름이 얼마나 태양 에너지를 흡수하는지 등을 연구해 확인되지 않은 흡수체 등을 연구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연주 IBS 행성대기 그룹 CI(수석연구자급 연구원)는 “지구 저궤도에 특정 태양계 행성 관측만을 위한 초소형 위성을 띄우는 것은 전 세계 처음”이라며 “기존에 검증된 기술을 바탕으로 진행해 현재 첫 번째 설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구혁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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