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슬전생’ 전공의役 고윤정
“적극女와 노잼男 로맨스에
이정도로 열광할줄 몰랐어
외모칭찬 부끄럽지만 좋아“

“예뻐 보인다는 말이오? 부끄럽지만 좋습니다.”
각종 CF와 드라마·영화를 섭렵하며 ‘대세’라 불리는 배우 고윤정(사진)은 자신의 외모에 대한 칭찬에 솔직하게 속내를 밝혔다. 유난히 하얀 피부와 뚜렷한 이목구비를 바탕으로 MZ세대의 ‘워너비 미인’으로 자리매김한 고윤정은 18일 종영한 케이블채널 tvN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슬전생)에서 털털한 전공의 오이영 역을 맡아 배우로서 한 뼘 더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극 중 오이영은 카드빚 5000만 원 때문에 마지못해 전공의 생활을 하는 인물이다. 의사로서의 소명보다는 가벼운 지갑에서 오는 중압감이 더 버겁다. 하지만 의료 현장에서 환자와 만나고, 헌신하는 선배들의 모습을 보며 가치관이 달라진다. 13일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문화일보와 만난 고윤정은 “잘하려는 의욕 자체가 없었던 오이영이 사회생활을 겪으며 인간관계의 중요성을 알게 되는 과정이 흥미로웠다. 평소 별다른 의욕이 없다가도 ‘꽂히는 일’을 발견하면 몰두하는 오이영의 모습은 실제 저와 닮았다”면서 “1년 차 전공의 동기들과의 대립과 화합, 교수님과 선배에 대한 존경심 등을 배우는 오이영을 통해 저도 인간관계를 되돌아보게 됐다”고 말했다.
‘슬전생’은 기존 의학 드라마와 결이 달랐다. 어려운 수술을 척척 해내는 ‘슈퍼 닥터’가 아니라 실수투성이 전공의가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초반에는 도식화된 사회초년생 캐릭터에 대한 비판도 높았지만, 그들이 성장하며 시청자들의 시선도 부드러워졌다. 특히 오이영과 선배 구도원(정준원)의 러브라인은 ‘슬전생’의 인기에 기름을 부었다. 형부·언니집에 얹혀살며 한솥밥을 먹는 사돈총각과의 로맨스는 신선했다.
고윤정은 “적극적인 여자 캐릭터와 루틴을 지키는 ‘노잼(재미없는)’ 남자 캐릭터 설정에 이렇게 열광할 줄 몰랐다”면서 “사돈 관계에서 사랑이 싹텄다는 것도 흥미로웠다. 평소 집에서 자고 일어난 모습을 보다가 병원에서는 강단 있고, 본업에 충실한 선배의 모습을 가진 구도원에게 매력을 느끼는 과정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진 것 같다”고 말했다.
고윤정은 “산부인과 2년 차 전공의 오이영입니다”라는 대사로 ‘슬전생’을 마무리했다. 사직서를 던질 타이밍만 노리던 오이영이 이제는 초보티를 벗고 어엿한 2년 차로 거듭났다. 마지막 회 시청률은 8.1%까지 치솟았다. 그들의 성장기에 시청자들이 긍정적으로 응답했다는 방증이다.
그 과정에 우여곡절도 있었다. 지난해 전공의 사태로 의료대란이 불거지며 대중적 인식이 나빠져 편성이 1년가량 밀렸다. 막상 방송이 시작된 후에는 쪽잠을 자며 좌충우돌하는 전공의들의 실제 모습과 달리 깔끔하게 정돈된 고윤정의 외모를 두고 ‘현실성이 결여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뛰어난 외모 때문에 연기적인 평가가 더 박하다’는 평도 있었다. 이에 대한 고윤정의 생각을 물었다.
“외모에 대한 칭찬은 부끄럽지만 너무 좋고 감사하죠. 그 덕분에 연기적인 평가에서도 득이 된다고 생각해요. ‘연기 못해 보인다’는 말보다 ‘예뻐 보인다’는 말이 더 좋죠. (웃음)”
안진용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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