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EPC 정상회의에서 만난 키어 스타머(오른쪽) 영국 총리와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집행위원장. AP 연합뉴스
16일 EPC 정상회의에서 만난 키어 스타머(오른쪽) 영국 총리와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집행위원장. AP 연합뉴스

영국이 러시아의 위협과 경제난에 유럽연합(EU)에서 탈퇴한 브렉시트 5년여 만에 EU와 다시 밀착하는 모양새다.

18일 영국 총리실은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오는 19일 런던에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안토니우 코스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정상회담을 열어 영·EU 관계 강화에 합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총리실은 “국익을 위한 합의를 이룰 것”이라고 밝혔다. 합의 발표시 영국이 지난 2017년 브렉시트 국민투표로 EU와 결별한 지 9년, 2020년 브렉시트를 발효한 지 5년 만에 중대한 변곡점이 되는 셈이다.

이번 합의에서는 러시아의 위협과 유럽 자력안보 강화 추세에 발맞춰 안보·방위 협정이 발표될 전망이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전쟁으로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경제·무역 합의도 나올 예정이다. 영국은 EU가 발표한 1500억 유로(약 240조원) 규모의 ‘재무장 계획’에 동참할 길이 열릴 것으로 기대한다. 또 EU 국경에서 영국 국민에 대한 전자식 자동 입국 심사대(e-gate) 이용 허용, 영국산 식품 규제 완화, 에너지 및 탄소 시장 연계 강화 등도 기대한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대 EU 관계 담당 닉 토머스-시먼스 내각부 부장관은 18일 BBC에 “EU와 교역을 더 용이하게 하려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야권에서는 이러한 노동당 정부의 관계 재설정 시도는 EU에 ‘항복’하는 것이자, 브렉시트 국민투표에 대한 ‘배신’이라고 주장했다. 제1야당 보수당의 앤드루 그리피스 예비내각 산업통상장관은 지난 13일 이번 회담을 ‘EU 항복 정상회담’이라며 “EU를 떠나기로 한 1700만 국민의 선택을 배신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스타머 총리의 노동당 정부는 지난해 7월 출범한 후 지지율이 급락해 우익 포퓰리즘 정당 영국개혁당으로부터 위협받고 있다.

이종혜 기자
이종혜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