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피보디에식스박물관의 한국실이 ‘유길준 한국실’(Yu Kil-chun Gallery of Korean Art and Culture)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지난 17일(현지시간) 재개관했다고 국립중앙박물관이 19일 밝혔다. 피보디에식스 박물관은 미국에서 운영 중인 박물관 중 가장 오래된 박물관이자 한국 미술품을 체계적으로 수집한 최초의 미국 박물관이다. 이번 재개관은 피보디에식스박물관 자체 예산을 활용해 232㎡ 규모로 확장했다는 점에서 더욱 큰 의미를 가진다.

미국 사절단인 보빙사의 일원이자 한국 최초의 유학생으로 ‘서유견문’ 저술한 유길준(1856~1914)이 새 한국실의 이름이 된 것은 유길준과 에드워드 모스 피보디과학관(현 피보디박물관 전신) 당시 관장의 인연 때문이다. 재개관한 한국실에서는 유길준이 귀국길에 오르며 박물관에 기증한 옷과 소장품을 비롯해 모스에게 쓴 편지 등을 만나볼 수 있다.

개편된 한국실은 19세기에 수집된 일상용품부터 21세기 한국 작가들의 현대미술 작품까지 망라한다. ‘조선, 고요한 아침의 나라’의 저자인 퍼시벨 로웰이 선물 받은 모자는 한국의 전통적인 재료인 말총으로 만든 서양 신사 모자다. 또한 한국이 처음으로 세계 문화와 공식적으로 만난 1893년 시카고박람회에 출품된 의자도 전시됐다.

뿐만 아니라 20세기를 대표하는 비디오 작가 백남준의 작품과 한국을 대표하는 미디어 아티스트 정연두의 작품도 있다. 대한제국 마지막 미국 공사였던 에드윈 모건의 유품은 지난 2024년 기증됐는데 1896년부터 1900년 초까지 주미 공사를 지낸 이범진(1852~1911) 가족사진도 이번에 처음 공개된다.
피보디에식스박물관 한국실의 성공적인 재개관의 배경에는 한국실 전담 큐레이터 확보를 지원한 국립중앙박물관의 한국실 지원 사업이 있다. 피보디에식스박물관 한국실 전담 큐레이터인 김지연 박사는 미국 현지에서 활발히 소장품을 조사, 발굴, 수집하고 한국과 긴밀히 교류하며 소장품 확대와 한국실 재개관을 추진했다.
장상민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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