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이 뒤늦게 국민의힘에서 탈당했지만, 그 자체만으로는 대선 국면에 별다른 변수가 되지 않고 있다. 이미 크게 실기(失期)한 데다, 김문수 후보의 지지율을 상승시킬 정도의 국힘 쇄신으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윤 전 대통령은 대선 후보의 첫 TV 토론을 하루 앞둔 지난 17일 탈당하면서 “이번 선거는 전체주의 독재를 막고 자유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지키기 위한 마지막 기회”라며 “김 후보에게 힘을 모아 달라”고 했다. 윤 전 대통령과 국힘의 정치적 절연이 목적이었던 만큼, 탄핵 찬성 입장도 이해한다는 의사를 밝히거나, 그게 힘들다면 아무런 정치적 견해 표명 없이 탈당하는 게 나았을 것이다.
국힘이 어떤 내부 변화를 거칠지 예단하긴 아직 이르지만, 탈당을 계기로 ‘빅텐트’가 흔쾌히 구성될 가능성은 커 보이지 않는다. 여전히 친윤 세력이 활개치고, 한동훈·한덕수 등 온건 보수와 중도층을 흡수할 수 있는 인사들은 뒷전으로 밀려나 있다. 대선이 2주 앞일 정도로 시일이 촉박하기 때문에 탄핵 찬·반을 넘어 확고한 ‘원팀’이 이뤄졌음을 과시해야 한다. 김 후보의 정치력과 리더십이 절실하지만, 여러 이유로 인해 전혀 발현되지 못하고 있다.
대선 승패를 떠나 보수 정당의 전면적 재구성에도 착수할 때다. 윤 전 대통령과 같은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을, 21세기형 정당 시스템으로 재창당하는 일이 중요하다. 더는 보수가 정치의 주류가 아니라는 현실부터 인정해야 한다. 도전자의 위치에서 모든 것을 다 바꾼다는 결기를 가져야 한다. 당명·인물·정책 쇄신을 통해 책임감과 도덕성을 갖춘 정당으로 환골탈태해야 한다. 친윤 세력은 2선으로 물러나고, 한동훈·안철수·유승민 등이 전면에서 변화의 진정성을 보이면서 지지를 호소하는 길 외엔 활로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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