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핫플거리’ 희비교차
명동 ‘쇼핑의 성지’ 소문에 인기
1분기 상가 공실률 절반으로
호떡·꼬치 등 노점에도 긴 줄
이태원 공실률 1년새 13배↑
가로수길도 곳곳 임대 안내문

“한국에 온 지 10일째인데 명동에만 5번 왔어요.”
18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에서 만난 관광객 해나 슈웨그맨(20·미국) 씨는 쇼핑의 성지라며 명동을 치켜세웠다. 그는 “성수가 좀 더 쿨한 곳이라는 인식이 있지만 이곳이 더 싸다”며 “독특한 기념품이라든가 미국에서도 파는 물건이라도 더 싼 것 등등 모든 것을 한곳에서 살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이날 명동 골목에는 외국인 관광객들로 장사진을 쳤다. 노점상 앞에는 서너 명씩 줄을 서서 먹는 모습이 보였다. 8000원 상당의 고기 호떡, 1만 원 상당의 줄줄이 주꾸미 꼬치에도 관광객들이 몰려 있었다.
같은 날 서울 용산구 이태원이나 서울 신사역 주변 가로수길은 한산했다. 이태원 세계음식문화거리 주점에는 주말 오후 8시 30분에도 곳곳에서 빈 테이블이 눈에 띄었다. 가로수길에는 한 블록 거리의 1층 매장이 모두 비어 있거나 건물이 통째로 비어 ‘통임대 문의’ 안내가 붙어 있는 곳도 있었다. 의류매장을 운영하는 A 씨는 “임대료와 인건비는 계속 오르는데 손님은 줄었다”며 울상을 지었다.
경기침체 장기화 속에서 외국인 관광객이 서울 상권의 희비를 좌지우지하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이 몰려드는 명동 상권은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세련된 거리의 대명사였던 이태원이나 가로수길 주변 등은 활기를 잃어가고 있었다.
19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한국을 찾은 외래 관광객 수가 387만247명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3.7% 증가했다. 이에 힘입어 명동 상권은 활기를 되찾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상업용부동산임대동향조사’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명동의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11.2%로, 전년 동기(22.4%)에 비해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
서울 용산구 이태원, 강남구 가로수길은 공실률이 늘고 있다. 올해 1분기 이태원의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14.4%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1.0%)에 비해 13배 넘게 오른 수치다.
가로수길이 위치한 신사역의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14.3%로 지난해 10.1%에서 4.2%포인트 올랐다. 상권 쇠퇴의 원인은 경제 침체로 인한 내수 소비 감소와 인기 상점 부족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에서 발표한 4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3.8로, 5개월 연속 100을 밑돌았다.
노유정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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