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서 처리방안 의결 계획

반도체 호재도 주가상승 압력

삼성전자가 올해 2월부터 3개월간 진행한 3조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절차를 마무리하면서 ‘6만 전자’ 진입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미·중 간 관세 전쟁 휴전으로 5월 들어 반도체 업종에 대한 투자심리가 개선된 점도 주가 상승 기대감을 키우는 것으로 판단된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2월 19일부터 이달 13일까지 3조393억 원(우선주 포함) 매수했다. 매수 평균 단가는 5만5477원으로 지난 19일 종가(5만5800원)보다는 조금 낮다. 이날 오전 10시 현재 삼성전자 주가는 5만6150원을 기록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조만간 이사회를 열고 매수 주식 중 약 2조5000억 원을 소각 처리하는 방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나머지 5000억 원은 임원 보상용으로 쓴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조 원 자사주 취득 계획을 발표해 주주가치 제고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올해 2월부터 5월까지 총 두 차례에 걸쳐 각각 3조 원가량을 매수, 총 6조 원의 주식을 사들였다. 지난 2월까지 매수한 자사주는 같은 달 20일 전량 소각한 바 있다. 회사 자금으로 시중 주식을 사들이는 자사주 매입과 뒤이은 소각 절차는 유통되는 주식 수를 줄여 주가를 올리는 효과가 있다.

삼성전자가 자사주 매입·소각에 나선 것은 지난해 10월 이후 8개월째 시가총액이 부동산·설비 등 보유 자산의 장부 가격보다도 낮게 유지되는 저평가 현상이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나타내는 지표가 주가순자산비율(PBR)로 이날 기준 0.97에 불과해 기준인 1을 밑돌고 있다.

삼성전자가 자사주 소각까지 마치면 주가 상승 압력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글로벌 관세 전쟁이 진정을 보이면서 영업 피해가 예상되던 반도체 기업들에 대한 우려가 해소된 점도 호재로 작용 중이다. 이달 들어 반도체 종목을 묶은 ‘KRX 반도체’ 지수는 전날까지 5.5% 상승했다. 전체 업종 주가 상승률 중 4위다.

증권가에는 현재 삼성전자 주가가 지나치게 낮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지만 큰 폭의 상승은 제한될 수 있다는 상반된 평가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 일부 증권사는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가 고대역폭 메모리 시장에서 경쟁사 대비 기술이 6개월가량 뒤처지고 있다고 평가한다.

송명섭 iM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 HBM4가 엔비디아의 까다로운 인증에 성공적으로 통과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며 “엔비디아가 요구하는 속도, 전력 소모량에 대한 기준이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신병남 기자
신병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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