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쌀 재고 소진·가격 안정 기대

 

500t 요청하는 日 바이어에

“우리도 그정도는 줄 수 없어”

잇따른 완판에 행복한 고민

 

‘양곡법 개정’ 대선쟁점 부상속

수출길 통한 윈 - 윈 전략 주목

일본서 ‘먹어주는’ 한국쌀

일본서 ‘먹어주는’ 한국쌀

일본 쌀 가격이 폭등하며 한국 쌀 수입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22일 서울 서초구 농협 하나로마트 양재점에 쌀이 진열돼 있다. 뉴시스

하동 = 박영수·강진 = 김대우·삼척 = 이성현·상주 = 박천학 기자

일본의 쌀값 폭등 영향으로 한국 쌀이 잇따라 일본 수출길에 오르는 등 자국 쌀에 대한 자부심이 강한 일본에서 우리 쌀이 인기를 끌고 있다. 국내 미곡처리장을 찾는 일본 바이어의 발길도 줄을 잇고 있어 수출 물량이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과잉 생산된 쌀을 정부가 의무 매입하는 양곡관리법 개정안이 대통령 선거의 쟁점으로 부각한 가운데 일본으로의 쌀 수출은 국내 쌀 재고 소진과 쌀값 안정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경남도는 하동군 금남면 소재 하동군농협쌀조합공동사업법인에서 경남 쌀의 첫 일본 수출 선적행사를 개최했다고 20일 밝혔다. 경남 쌀의 일본 수출은 쌀 수출 통계가 작성된 1990년 이후 첫 사례다. 이번에 일본으로 수출되는 하동 쌀은 총 80t(4㎏짜리 2만 포)으로, 일본 간사이(關西)지방에 100여 개 점포를 거느린 현지 대형마트 ‘헤이와도(Heiwado)’를 중심으로 판매돼 일본 식탁에 오를 예정이다. 하동 쌀은 올 연말까지 200t이 추가 수출될 예정이다.

앞서 국내 쌀 중에서는 지난 3월 전남 해남군의 대표 쌀 브랜드 ‘땅끝햇살’ 2t이 일본에 처음 수출돼 전량 판매된 데 이어 4월 10t(완판), 이달 중으로 39t이 추가 선적된다.

전남 강진군 농협통합RPC(미곡종합처리장)에서도 오는 26일 40t 선적을 시작으로 총 400t이 10차례에 걸쳐 일본 수출길에 오른다. 강원 삼척에서는 지난 13일 ‘삼척동자 맑은쌀’ 20t이 일본에 처음 수출됐다. 삼척동자 맑은쌀은 올해 40t이 추가 수출될 예정이다.

일본은 해외에서 들여온 쌀에 ㎏당 341엔(약 3400원)의 관세를 매기기 때문에 예전에는 수입쌀의 가격 경쟁력이 없었는데, 자국 쌀값이 크게 뛰자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생겨 수입쌀에 대한 수요가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이로 인해 일본 쌀과 비슷한 품종인 우리 쌀을 수입하기 위해 입국한 일본 바이어의 상담이 전국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다. 지난 19일 진주시농협쌀조합공동사업법인에 일본 바이어가 찾아와 쌀 수출 상담이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바이어는 “올해 500t을 수입하겠다”고 제안했으나 해당 농협법인에서는 “확보 물량(3000t) 중 국내 유통량을 제외하면 200t밖에 줄 수 없다”고 답했다. 쌀 수출 가격은 국내 출하금액과 비슷하거나 약간 높은 선에서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경기 안성마춤농협조합공동사업법인, 강원 김화농협 미곡종합처리장, 경북 공성농협 미곡종합처리장 등이 일본 수출 협상을 진행하고 있거나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쌀 수출은 농협중앙회 자회사인 NH농협무역이 일본 현지 지사인 농협인터내셔널을 통해 주도하고 있다.

NH농협무역 관계자는 “아직 일본 수출 물량이 많지는 않지만 국내 쌀 재고 소진의 물꼬를 텄다는 의미가 있다”며 “수출 가격은 국내와 비슷하지만 미곡처리장에 쌓여 있는 쌀을 비워야 올가을 수확철에 쌀값 안정을 기대할 수 있어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적극적으로 일본 수출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박영수 기자, 김대우 기자, 이성현 기자, 박천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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