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동권리옹호 Child First - 전북 익산시 미혼모시설 ‘기쁨의 하우스’
엄마표 건강식 위한 쿠킹 클래스
수납강의 통해 안락한 환경 조성
오감자극 하며 아이와 애착 형성
각자 경험 공유하며 유대감 구축
서로 지원·격려하는 커뮤니티로

미혼모 김다영(가명·21) 씨는 지난해 아이를 출산하자마자 힘든 현실에 부딪혔다. 부모님의 이혼과 아버지의 알코올 중독으로 어릴 때 제대로 된 보호를 받은 적이 없어 어떻게 자녀를 양육하는지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주변에 자녀 양육을 도와줄 부모도, 친척도, 남편도 없는 상황이어서 더 막막했다. 도움받을 곳이 없던 다영 씨에게 손을 내민 곳은 전북 익산시의 미혼모시설 ‘기쁨의 하우스’였다. 2020년 4월 문을 연 기쁨의 하우스는 전국 미혼모를 위한 다양한 지원 및 보호활동을 전개해왔다. 특히 지난해에는 초록우산 공모사업에 선정된 미혼모 대상 양육 및 생활 코칭 프로젝트 ‘그로잉(Growing) 아이앤드(&)맘’을 진행했다.
그로잉 아이앤드맘은 미혼모 출산과 양육을 도우면서 궁극적으로는 자립할 수 있도록 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이를 위해 미혼모가 엄마표 건강식을 만들 수 있도록 가르쳐 주는 ‘쿠킹클래스’, 생활에 필요한 정리수납을 체계적으로 할 수 있도록 돕는 ‘(엄마는) 정리여왕’, 자녀와 상호 안정적인 애착 관계를 형성할 수 있도록 하는 ‘(엄마랑 아가랑) 쑥쑥 오감놀이’ 등 크게 3가지 포인트로 진행됐다.
먼저 쿠킹클래스는 미혼모들이 자녀 양육에 필요한 이유식 만들기와 영양식 만들기를 배우며 건강한 식습관의 중요성을 알 수 있도록 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 지난해 9∼11월 5회에 걸쳐 진행된 쿠킹클래스는 이유식과 영양식 만들기 수업에 각각 5명의 미혼모가 참여했다. 참여자들은 2시간 동안 진행된 수업에서 자녀의 발달 시기를 고려한 영양소 등에 대해 배운 뒤 실제 음식 조리법을 배워보는 시간을 가졌다. 한 참가자는 “내가 손수 만든 이유식을 아이가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며 성취감을 느꼈다. 아이의 건강과 기호에 대해서도 더 깊이 고민하게 됐다”는 소감을 밝혔다.

정리여왕은 지난해 9∼11월 8회에 걸친 교육을 통해 참여자들이 정리수납의 필요성, 중요성을 인식하고 공간별 정리수납 기술을 습득할 수 있도록 진행됐다. 이는 참여자 8명이 정리수납 2급 자격시험에 응시해 모두 자격증을 취득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기쁨의 하우스 관계자는 “참여자들이 성취감·자신감을 얻었을 뿐 아니라 전문성과 자립능력도 한층 높아졌다”고 말했다. 자격증 취득을 목표로 하지 않는 경우에도 전문가가 참여자에게 정리수납 일 대 일 코칭을 제공해 깨끗하고 안정적인 생활환경을 조성할 수 있도록 했다. 자녀 발달 시기에 따라 가구와 생활용품을 적절한 공간에 배치해 자녀와 함께 생활하는 공간을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으로 만들게 하기 위함이었다.

쑥쑥 오감놀이는 오감 자극을 통해 엄마가 아이와 상호 안정적인 애착 관계를 형성하도록 진행됐다. 지난해 9∼11월 6가정(엄마와 아이 총 12명)을 대상으로 10회에 걸쳐 이뤄졌는데 참여자에게 사전-사후 애착 척도 검사를 실시해 얼마나 향상됐는지 점검했다. 애착 척도 사전검사 결과, 평균 46점이 나왔지만 프로그램 진행 후 검사결과는 59.3점으로 평균 13.3점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오감놀이에 참여한 다영 씨는 “아침에 아이가 먼저 일어나도 울지 않으면 혼자 놀게 두거나 신경 쓰지 않았는데, 이제는 아침에 피곤해도 아이가 일어나면 돌보는 등 작은 변화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프로그램은 홀로 지내는 미혼모들이 정서적 안정을 찾고 서로 지지 네트워크를 구축하도록 하는 데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참여자들이 각자의 경험을 공유하는 과정에서 유대감이 형성돼 서로 지원하고 격려하는 커뮤니티가 형성된 것이다.
기쁨의 하우스 관계자는 “양육자의 스트레스가 줄어들고 아이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며 “양육 효능감 향상을 위해 엄마와 자녀가 함께하는 놀이활동, 부모교육, 심리상담 등 지속적인 프로그램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화일보 - 초록우산 공동기획
인지현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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