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전쟁 파고, 압도적 경쟁력으로 넘어라 - (10) 이마트
면적 95% 식품으로 채운 고덕점
농산물 등 신선식품이 매출 견인
격변하는 유통시장 새 전략으로
수입 과일·채소 ‘글로벌 가든’
23m 스시·델리 코너도 인기
시즌별 10대 상품 파격 할인도

글·사진 = 노유정 기자 yesyj@munhwa.com
“원래 고기만 사려고 왔는데 할인 상품을 보이는 대로 담다 보니 카트가 가득 찼어요.”
지난 15일 서울 강동구 이마트 푸드마켓 고덕점에서 만난 이모(39) 씨는 식품으로 꽉 찬 쇼핑 카트를 끌며 이같이 말했다. 이 씨가 장본 품목은 채소, 두부, 밀키트 등으로 총 7만∼8만 원에 달했다. 식품에 방점을 찍은 이마트의 승부수 ‘푸드마켓’이 소비자의 반응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17일 개장한 이마트 푸드마켓 고덕점은 이마트 내부 목표 매출을 이미 초과 달성했다. 고덕점의 전체 매출 목표 달성률은 개장한 30일째인 지난 16일 기준 121.3%에 이른다. 온·오프라인 유통 시장이 격변하는 가운데 신선식품을 집중 공략하면서 성과가 난 것으로 분석된다.
같은 기간 신선식품인 농산물과 축·수산물의 매출 목표 달성률이 각각 122.8%, 174.4%로 나타나 전체 매출 목표 달성률을 견인했다.
‘집약형 식품 특화 매장’인 고덕점은 4925㎡(약 1490평) 규모에 불과하지만 매장 면적 95%를 식품으로 채웠다. 상품 수는 1만8000여 개에 달해 그로서리 매장 최대 수준이다. 고덕점에서만 볼 수 있는 전문 특화 존(zone) 21개를 운영하면서 다른 매장에서 보기 어려운 식품도 갖췄다.
이날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오른쪽으로 수입 과일과 유럽 채소를 모은 특화존 ‘글로벌 가든’이 눈에 띄었다. 이곳에선 두리안을 비롯한 열대 과일 향기가 물씬 나 소비자들을 유혹했다.
왼쪽에는 ‘프레쉬 스낵’ 존이 갖춰져 있어 간단하게 간식처럼 먹을 수 있는 컵 과일과 스틱 채소가 진열돼 있었다.
국내 최초로 프리미엄 국산 흑돼지 3종을 한데 모은 ‘K-흑돼지’ 존과 함께 횟감, 구이, 스테이크, 훈제 등 다양한 종류의 연어 제품을 구비한 ‘연어의 모든 것’ 존이 눈길을 끌었다.
23.7m에 달하는 스시와 델리 매대에는 직장인들에게 초밥과 샐러드, 강정, 볶음밥 등 오늘의 메뉴를 제안하는 ‘테이스티픽’ 존과 ‘스시’ 존도 있었다. 30∼40대 직장인이 많은 고덕비즈밸리 상권에 맞춘 특화 존으로, 스시 존의 매출 목표 달성률은 191%를 기록했다.

주로 온라인 쇼핑을 이용했다는 주민 김모(43) 씨는 푸드마켓 고덕점 개장을 반겼다. 김 씨는 “과일, 채소, 고기 등은 직접 보고 사야 안심이 되는데 온라인 채널은 한계가 있었다”며 “매일 필요한 양만 조금씩 구매해서 사기에도 너무 좋다”고 말했다. 소비자 신모(56) 씨는 “매장이 작은 것도 여러 층 오갈 필요 없이 한 층에서 필요한 쇼핑을 다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장점”이라고 말했다.
또 고덕점은 생활 물가와 직결된 10대 신선상품을 선별해 고정적으로 할인하는 점이 특징이다. 시즌에 따라 품목을 바꾸면서, 총 10개 품목을 다른 이마트 점포보다도 저렴하게 할인한다. 수산물 할인 매대에는 전복이 10마리에 9900원이라는 초특가로 판매되고 있었다. 그 외에도 바나나, 양파, 흙대파, 애호박, 대패삼겹 등이 할인 대상이었다.
식품에 집중하면서 가전, 패션 등 다른 품목은 줄였다. 대신 고덕점은 이케아, 롯데하이마트, 다이소 등과 함께 한 건물에 입점했다. 소비자는 불편 없이 이웃 가게에서 필요한 제품을 구매할 수 있고 이마트는 여러 품목을 운영할 필요가 없어져 경영 효율화를 이뤘다. 이날 만난 소비자 가운데 이케아 등을 구경하러 왔다가 마트까지 들러 장을 봤다는 반응이 많았다.
장훈 이마트 푸드마켓 고덕점 점장은 “신선식품만으로 객단가를 5만 원 이상 내기 쉽지 않다”며 “그래도 매출이 서울 내 이마트 점포 중 상위권이라는 것은 소비자가 많이 왔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푸드마켓은 특히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라는 점에서 정체된 국내 유통 시장을 타개할 전략으로 꼽힌다.
이마트 관계자는 “수도권에는 이제 신규 점포를 출점할 만한 부지가 부족한 상황”이라며 “푸드마켓이라는 새로운 모델이 생기면서 기존 점포를 리뉴얼하거나 외형을 확대하는 새로운 선택지가 생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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