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첫 고위급 회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통화에도 러·우가 신경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실무진이 다음주 바티칸에서 회담을 추가로 개최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21일 핀란드 방송사 월레(YLE)에 따르면 알렉산더르 스투브 핀란드 대통령은 헬싱키에서 열린 중앙기업인연합 세미나에서 기자들에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바티칸에서 기술적 수준의 회담을 가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이는 지난 16일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튀르키예 중재하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첫 고위급 회담을 연 이후 실무선에서 다시 마주 앉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최근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종전협상에서 바티칸 역할론이 부상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9일 푸틴 대통령과의 통화 결과를 전하면서 “교황이 대표하는 바티칸이 협상 주최에 큰 관심이 있다”고 밝혔다. 교황청도 레오 14세 교황이 바티칸 교황청을 회담 장소로 제공할 의향을 밝혔다고 전했다. 레오 14세는 국가 정상 중 첫 통화 상대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선택하는 등 종전에 관심을 표해왔다. 지난 16일 피에트로 파롤린 교황청 국무원장은 “필요한 경우 바티칸 교황청을 양국의 회담 장소로 제공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추가로 실무회담이 성사되더라도 러·우 간 이견을 좁힐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앞선 이스탄불 회담에서 우크라이나는 무조건적인 30일 휴전과 정상 간 직접 대화를 요구한 반면, 러시아는 휴전을 위한 조건 합의가 우선이며 정상회담 역시 합의가 도출된 후에야 가능하다며 간극만 부각됐다. 19일 트럼프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2시간 넘는 통화에도 휴전, 종전에 관해 러시아의 양보를 끌어내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히려 푸틴 대통령과 통화 이후 기존에 자신이 요구한 무조건 휴전이 아닌 러시아 측의 종전 논의 방식에 쏠리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유럽의 대러시아 제재 동참 요구도 거부한 상태다.
이에 유럽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아예 협상에서 발을 빼려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됐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이 바뀐 데에는 러시아와의 경제 협력을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날 스투브 대통령은 “미국은 포기하지 않았다. 이전에는 미국만 중재 역할을 했지만 이제는 유럽도 관여돼 있다”면서 상황이 긍정적이라고 주장했다.
이종혜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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