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단일화 선긋지만… 이재명 비판엔 ‘김문수와 연대’

국민의힘과 김문수 대통령 선거 후보가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와의 단일화에 ‘올인’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준석 후보가 집요하게 파고들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호텔경제학’에 대해서도 한목소리로 비판에 가세했다. 김문수 후보와 이준석 후보 사이 ‘반이재명 빅텐트’ 형성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지난 1차 TV토론회 이후 김문수·이준석 후보의 지지율이 동반 상승하면서 단일화 결행의 시점이 무르익어가는 것으로 판단한다. 김 후보 측 김재원 비서실장은 22일 SBS 라디오 방송에서 “단일화 국면이 이뤄지려면 단일화를 통해 정권 획득이 가능하다는 확신이 서야 할 것”이라며 “곧 그런 국면이 될 수 있으리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보수 진영 내 단일화 기대감을 바탕으로 이준석 후보를 압박했다. 김 비서실장은 “이준석 후보가 완주해서 정치적인 존재감을 높이는 방향과 단일화를 통해서 보수 진영이 대선에서 승리하는 두 가지의 선택지를 놓고 어느 쪽이 더 바람직할 것인가를 종합적으로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단일화와 관련한 모든 것을 이준석 후보에게 일임해서라도 단일화를 이뤄내겠다는 입장이다. 김문수 후보는 전날(21일) 경기 고양시에서 청년 농업인과의 간담회 후 “이준석 후보가 좋아하는 방법을 배려해 (단일화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이준석 후보는 연락 창구를 닫을 정도로 여전히 단일화에 선을 긋고 있다. 그는 이날 인하대를 방문해 “단일화에 대한 문의로 실질적인 선거 준비가 지장을 받고 있어 휴대폰 수신 차단을 해놓은 상태”라며 “단일화에 완강한 이유는 그런 과거의 문법으로 이번 선거를 치러낼 수 없다는 인식 때문”이라고 말했다. 개혁신당은 지지율 상승 국면에서 오는 23일 2차 토론이 분기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준석 후보와 국민의힘이 이재명 후보의 ‘호텔경제학’을 한목소리로 비판하고 있어, ‘반이재명 연대’의 연결고리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준석 후보는 호텔 예약 시 경기 활성화가 이뤄져 이후 예약을 취소해도 경기가 살아난다는 취지의 ‘호텔경제학’에 대해 “인터넷 조롱 수준의 내용을 경제 정책으로 유세에서 주장하고 있다”고 1차 토론회부터 비판해 왔다.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전날 유세에서 “상대 후보는 ‘호텔경제학’이라는 해괴한 말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윤호중 민주당 중앙선대위 총괄본부장은 국민의힘이 이준석 후보에 대해 당권으로 회유하며 단일화 제안을 하고 있다는 일각의 주장을 거론하며 “추잡한 거래 정황이 폭로됐다. 사실이라면 공직선거법 제232조 후보자매수 및 유도죄를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이준석 후보는 “당에서 역할을 해달라는 취지였지 당권을 주겠다는 사람은 없었다”고 일축했다.

이정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