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용만 해주세요’ 채널 개설 국내 최고령 활동 시작

 

공개 1주일만에 6.7만 조회

구독자 수 현재 1만3700명

첫 영상은 한국전쟁·박정희

“느낀대로 본대로 얘기할 것”

92세 국내 최고령 유튜버로 거듭난 이용만 전 재무부 장관이 사진 촬영 요청에 포즈를 취하고 있다.   유튜브채널 캡처
92세 국내 최고령 유튜버로 거듭난 이용만 전 재무부 장관이 사진 촬영 요청에 포즈를 취하고 있다. 유튜브채널 캡처

“올해 92세가 된 신입 ‘유토버’(유튜버) 이용만입니다, 이용만 해주세요!”

6·25전쟁을 경험한 이용만 전 재무부 장관이 유튜브 활동을 시작하며 당찬 출사표를 던졌다. 1933년생인 이 전 장관은 올해 92세로, 현역 최고령 유튜버다. 과거에는 김동길 교수가 지난 2022년, 94세로 별세할 때까지 유튜브 채널을 운영한 적이 있다.

이 전 장관은 지난 11일 ‘이용만 해주세요’라는 제목의 채널을 개설한 후 16일 첫 영상 ‘92세 한국 최고령 유튜버 ‘이용만’을 소개합니다’를 공개했다. 고령에 유튜브 활동을 시작한 계기를 묻는 질문에 그는 “(제작진이) 하라고 했잖아”라고 너스레를 떤 뒤 “지금까지 살아온 얘기를 기록으로 남긴다는 의미로 하게 됐다”면서 “남들이 본다는 보장은 없지만 느낀 대로, 있는 대로 최선을 다해 말씀드리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첫 영상은 공개한 지 일주일 만에 조회 수 6만7000회(23일 기준)를 기록했고, 구독자 수는 현재 1만3700여 명이다.

이 전 장관은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정부에서 일했고, 1991∼1993년 재무부 장관을 지냈다. 이력을 묻는 말에 그는 “내각기획통제관실 사무관, 청와대 사무관 과장, 기획관리실장, 재정차관보, 경제과학심의회 차관을 역임했고 중앙투자금융주식회사, 신한은행에서 근무했고 외환은행장, 은행감독원장 등을 지냈다”며 화려한 이력을 줄줄이 읊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대통령으로는 박정희 전 대통령을 꼽으며 “가장 훌륭한 대통령이었다. 경제 개발 5개년 계획을 상황실에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하루도 안 빠지고 매일 나오셨다. 경제 개발에 관심이 많은 경제 대통령”이라고 떠올렸다.

유튜브 채널을 개설한 ‘5월 11일’은 이 전 장관에게 특별한 날이다. 북한(강원 평강군)에서 태어난 그는 한국전쟁 발발 후 17세 때 남한으로 내려왔다. 1950년 대구훈련소 입대 후 이듬해 강원 춘천 전투 때 총 두 발을 맞았다. 이 전 장관은 “나는 생일이 두 개다. 태어난 날과 총을 맞은 1951년 5월 11일이다. 그날 다시 태어났다”면서 “어깨와 척추에 총을 맞아 지금도 총알이 남아 있는데, 급소를 피했다. 이후 난 75년 동안 덤으로 산 거다. 모든 과정을 보면, 내 능력만으로 오늘이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향후 활발한 활동을 예고한 이 전 장관은 젊은 세대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묻자 “어렵지 않은 사람 하나 없고, 나라가 어렵지 않은 적도 없었다. 항상 극복해왔고 앞으로도 극복할 것”이라며 “낙심하지 말고 새 출발한다면 다 해결된다. 절대 포기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설사 (제가) 마음에 안 들더라도 널리 봐주세요. ‘이용만’ 해주세요”라고 웃으며 당부했다.

안진용 기자
안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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