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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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트가 지고 다양한 세대를 아우르는 노래가 떴다. 6·3 대선 선거 로고송의 경향성이다.

지난 12일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면서 유권자들의 귀를 사로잡기 위한 로고송 경쟁도 치열해졌다.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이 높은 인기를 누린 2020년대 초반에 치러진 제21대 총선(2020), 제20대 대선(2022)에서 임영웅, 영탁, 홍진영, 박상철이 부른 트로트가 자주 쓰인 반면 이번 대선에서는 세대를 초월해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노래를 더 선호하는 분위기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측은 로고송 18곡을 활용한다. 가수 이문세 뿐만 아니라 그룹 빅뱅이 리메이크한 ‘붉은 노을’을 비롯해 젊은층에게 인지도가 높은 애니메이션 ‘원피스’의 오프닝곡 ‘우리의 꿈’, 엄정화 ‘페스티벌’, 김수희의 ‘남행열차’, 정수라 ‘환희’, 코요테 ‘순정’ 등이 포함됐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김종국 ‘사랑스러워’를 필두로 오렌지캬라멜 ‘까탈레나’, 쥬얼리 ‘니가참 좋아’ 등을 로고송으로 쓰고 있다. 중독성 강한 멜로디와 반복적 가사가 특징인 영탁의 ‘찐이야’와 SS501 ‘유아 맨(UR MAN)’도 김 후보의 유세 현장에서 자주 들을 수 있다.

두 후보가 동시에 선택한 곡이 있다. 프로야구장 응원가로 유명한 ‘질풍가도’다. 이 후보는 지난 대선 때도 이 노래를 로고송으로 썼다. 이 후보는 “힘차게 달려라 기호 1번 이재명. 천번 만번이고 국민 위해서”로, 김 후보는 “이제는 김문수 국민 위한 대통령, 거친 파도에도 굴하지 않게”라고 각각 개사했다. ‘국민을 위한다’는 메시지를 강조한 것도 닮았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지난 19대 대선 당시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썼던 박현빈의 ‘앗! 뜨거’를 로고송으로 선택했다. 이 후보는 자신의 SNS를 통해 “홍 대표님의 흥을 이어받아 보겠다”며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이는 장년층 표심을 공략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이후 이어진 집회에서 단골 집회송으로 주목받은 블랙핑크 로제의 ‘아파트’는 로고송으로 쓰이지 못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선거송으로 공개한 윤수일의 ‘아파트’가 로제의 ‘아파트’로 잘못 알려지기도 했다. 이는 로제가 최근 저작권을 위탁 관리하는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음저협)에서 탈퇴한 것이 그 요인으로 꼽힌다. 통상 각 정당은 음저협을 통해 사용 승인을 받는다. 하지만 로제가 이 단체에서 탈퇴하면서 ‘아파트’를 로고송으로 쓰기 위해서는 로제를 비롯해 외국인 저작권자들에게 직접 허락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한편 기존 노래를 개사하거나 편곡해 선거 로고송으로 쓰기 위해서는 원저작자인 작사·작곡가에게 사용 허락을 받고, 협회를 통해 음악 사용료를 납부해야 한다. 대통령 선거에 쓰는 노래의 곡당 사용료는 200만 원이다.

안진용 기자
안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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