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세 아이 아빠’가 16세 고교생으로 위장한 사연

미국에서 아이까지 있는 24세 남성이 16세 고등학생으로 위장해 학교에 다니다가 경찰에 체포됐다. 이 남성이 왜 이런 행동을 했는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으나, 불법체류 신분을 벗어나기 위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21일(현지시각) ABC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미 오하이오주 페리스버그 경찰은 앤서니 에마누엘 래브라도 시에라(24)라는 사람을 위조와 사기 등의 혐의로 지난 19일 체포했다.

경찰에 따르면 시에라는 지난 2023년 11월, 페리스버그 교육청에 연락해 자신이 베네수엘라 출신 이민자이며 보호자 없이 노숙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자신이 인신매매 피해자라는 말도 덧붙였다.

시에라는 학교 입학을 위한 면담에서 2007년 12월 2일생이라고 기록된 위조된 베네수엘라 정부 출생증명서를 제출하고 16세라고 속였다. 이후 시에라는 지난해 1월 19일 정식으로 고등학교에 입학했다.

시에라가 보호자 없는 이민자 고등학생이라는 소식이 전해지자 한 부부가 그를 돕기 위해 3월 21일부터 시에라는 자신들의 집으로 불러 함께 생활하기 시작했다. 이 부부는 과거 교환 학생들을 집에 들여 홈스테이를 시키고, 입양아를 키우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부는 법원으로부터 시에라에 대한 영구 보호권까지 부여받았고, 시에라가 사회보장번호와 운전면허를 발급받는 것도 도와줬다. 그렇게 시에라는 1년 2개월 동안 고등학생 신분으로 축구팀과 수영팀에도 가입해 학생들과 어울려 지냈다.

그러다가 지난 14일 한 여성이 이들 부부에게 연락했다. 그녀는 “시에라는 실제로 24살이며, 자신이 낳은 아이의 아빠이기도 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2001년 3월 27일생으로 적힌 시에라의 진짜 운전면허증 사진과 시에라가 어린아이와 함께 찍은 사진 등을 증거로 보냈다.

부부의 신고를 받은 경찰은 곧바로 국경순찰대에 협조를 요청해 시에라가 실제 2001년생으로, 불법 체류자 신분이라는 것을 확인했다. 그의 비자는 그가 페리스버그 고등학교에 연락하기 전에 이미 만료된 상태였다.

경찰은 시에라의 차량을 추적해 지난 20일 고속도로에서 그를 체포, 공문서위조 등 혐의로 우드 카운티 구치소에 수감했다.

임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