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대 대선 사전투표가 29·30일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실시되면서 6·3 대선 투표의 막이 오른다. 사전투표율은 지난 19대(26.06%), 20대(36.93%) 대선을 거치며 계속 높아져 전체 투표의 절반에 도달할 정도가 됐다. 투표 개시 이틀 전인 27일 보수 성향 후보 단일화가 사실상 무산되면서 이재명·김문수·이준석 3자 대결 양상으로 정리됐고, 3차례 법정(法定) TV 토론도 끝났다.

대선은 후보 당락도 중요하지만, 선거를 계기로 국가 진로에 대해 국민의 의지를 결집하는 장(場)이라는 의미가 더 크다. 그런 점에서, 이번 대선 과정은 참담할 정도다. 경제·안보 상황이 위중한데도, 이를 극복하고 국가를 한 단계 도약시킬 제대로 된 비전 경쟁은 실종됐고, 그 대신 ‘내란 척결’과 ‘독재 배척’이 주된 선거 프레임이 됐다. 더불어민주당은 ‘실패한 내란의 잔당’을 심판해야 한다고 외치고, 국민의힘은 입법·행정·사법 3권을 장악한 ‘다가올 민주당 독재’를 막아내야 한다고 주장한다.

국내외적으로 대변혁기에 접어들었음에도 대선은 ‘우물 안 개구리’ 경쟁으로 전개되고 말았다. 이젠 유권자가 국가 미래를 생각하며 판단해야 한다. 미국발 안보·통상 환경 변화, 중국의 제조업 굴기, 북한의 무장 강화 등 외부의 위기와 더불어 내부에서도 내수 침체, 경제성장률 둔화 등으로 생존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때는 ‘금 모으기 운동’과 같은 범국민운동과 통합적 정치 리더십으로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

정치 양극화도 심각하다. 그만큼 국민 통합이 절실하다. 그러나 이재명 후보는 “상대를 절멸시키려는 가장 극단적인 형태가 비상계엄”이라며 연일 내란 세력 단죄를 역설한다. 민주당은 이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유죄취지로 파기환송한 대법원을 향해 특검·방탄 입법·대법관 증원·4심제 도입 등 “모든 입법권을 동원”(박찬대 원내대표)한 공격을 예고했다. 반면 김문수 후보는 “입법·행정·사법의 삼권 장악 시도야말로 방탄 독재, 괴물 독재의 신호탄”이라고 맞섰다. 이제 유권자가 국가 미래를 위해 조금이라도 나은, 아니면 덜 나쁜 선택을 하는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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